카멀라 해리스(59)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 미 대선에 나설 경우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78) 전 대통령보다 지지율에서 앞서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힐러리 클린턴(76) 전 국무장관이 대통령으로 출마하면 해리스보다 트럼프와의 격차를 더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POLITICO)는 친 민주당 성향의 여론조사업체인 벤딕슨앤아만디(Bendixen & Amandi)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해리스가 42%대 41%로 트럼프를 앞서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면 후보자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81) 미국 대통령은 42%대 43%로 1%포인트(p)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토론을 시청한 유권자 중 86%는 바이든이 4년 더 임기를 수행할 수 있는 정신적, 신체적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답한 반면, 그렇지 않다고 답한 응답자는 61%였다.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지돼야 한다는 응답은 33%에 불과했고,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률은 52%였다. 민주당원 중에서는 절반만이 바이든이 당의 후보가 되어야 한다거나, 정신적육체적으로 임기를 더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답했다.
클린턴(76) 전 국무장관은 43%대 41%로 해리스 부통령보다 더 큰 차이로 트럼프에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폴리티코와 벤딕슨앤아만디는 잠재적 대권 주자들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대통령 클린턴, 부통령 해리스 조합으로 출마할 경우, 트럼프에 43%대 40%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현 바이든-해리스 조합보다 4%p 높은 지지율이다.
여론조사전문가 페르난드 아만디는 민주당원의 3분의 1 이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자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만디는 그러면서 “나는 힐러리의 강세에 정말 놀랐다”며 “일부에서는 힐러리가 흘러간 후보라고 일축하지만, 적어도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유권자들이 클린턴의 복귀를 희망하고 있다”라며 “힐러리-해리스 조합은 ‘함께히면 더 강해진다’는 2016년 대선에서의 클린턴의 선거운동 슬로건을 상기시킨다”라고 했다.
개빈 뉴섬(56)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경우 37%대 40%로 트럼프에 뒤지고 있으며, 그레첸 휘트머(54) 미시간 주지사는 36%대 40%로 더 많은 격차를 보였다.
해리스가 대선 후보로, 조시 샤피로(51) 펜실베이니아 주지사가 러닝메이트로 나설 경우는 42%대 40%로 트럼프에 앞섰지만, 휘트머를 부통령 후보로 대선에 나설 경우는 39%대 41%로 트럼프에 뒤졌다.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바이든이 고령으로 인지기능이 저하돼 임기 4년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트럼프의 재선을 저지할 수 있다면 지지할 것이냐는 질문도 포함됐다. 이에 48%는 그런 이유로 바이든에게 투표하지 않겠다고 한 반면, 44%는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바이든을 지지하는 가장 강력한 인구통계학적 그룹은 흑인 유권자들로 이들 중 55%는 바이든이 노화와 관련한 질환을 앓고 있더라도 여전히 지지하겠다고 했다.
이 여론조사에서는 53%가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는 게 미국 민주주의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답한 반면, 37%는 그러한 주장은 당파적인 정치적 수사에 불과할 뿐 그럴 가능성은 작다고 봤다.
또 48%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서 2020년 대선 결과를 뒤집으려고 한 사건에서 면책특권을 일부 인정한 연방대법원 판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고, 40%는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등록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3.1%이며 2~6일 전화와 이메일을 통해 실시됐다. 이는 지난달 27일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미 대선 첫 TV토론에서 맥락에 없는 말을 하거나 말을 더듬고, 때때로 멍한 모습을 보여 그가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민주당 내 요구가 확산하던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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