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 감성 겨냥”…日펜탁스, 21년 만에 필름 카메라 출시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1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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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만에 새로 출시된 필름 카메라 ‘펜탁스 17’. 출처=리코

‘이 카메라로 촬영하려면 필름이 필요합니다.’

중장년층 이상 세대라면 너무 당연하지만 MZ 세대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할 문구다. ‘본 제품은 필름 카메라입니다. 디지털카메라가 아닙니다’라는 빨간색 주의 사항까지 읽고 나면 세월의 무상함마저 느끼게 한다. 필름을 넣어야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가 일본에서 신제품으로 나왔다.

일본 카메라 브랜드 펜탁스에서 21년 만에 필름 카메라를 출시했다. 디지털카메라조차 스마트폰에 밀리는 시대이지만, 최근 젊은 층이 좋아하는 ‘아날로그 감수성’을 겨냥했다. 일본 광학기기 기업 리코가 12일부터 판매하는 새 필름 카메라 ‘펜탁스(PENTAX) 17’이다.

렌즈는 줌 기능이 없는 25mm 단초점이다. 필름은 1컷씩 수동으로 직접 감아야 한다. 가로 36mm, 세로 24mm 필름 1컷의 절반을 사용하는 ‘하프 사이즈’라 36매 필름 1통을 넣으면 72장을 찍을 수 있다. 초점은 다이얼을 돌려 손으로 맞춘다. 필름 카메라를 접해보지 않은 MZ세대는 이해조차 어려운 사양의 철저한 ‘아날로그’ 카메라다.

다만 예전 필름 카메라와 달리 카메라를 돌리지 않고도 세로로 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의식해 세로 사진 선호를 고려해서다. 측광 센터를 통한 자동 노출 제어 등 기능도 담았다.

리코는 2022년 12월 ‘펜탁스 필름 카메라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새 필름 카메라 개발에 나섰다. 필름 카메라 개발 명맥이 20여 년 전에 끊겨 부품 조달조차 쉽지 않았지만 ‘아날로그’를 좋아하는 소비자가 있다고 판단해 시작했다. 리코 측은 “예전부터 필름을 즐겼던 분들, 앞으로 새롭게 필름 카메라를 갖고 싶어 할 젊은 세대를 향해 신제품 개발을 했다. 사후관리를 통한 안심감까지 전달하고 싶다”고 밝혔다.

펜탁스는 1919년 설립된 ‘아사히 광학’에서 선보인 카메라다. 캐논, 니콘과 함께 일본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카메라 메이커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과거 카메라 사업을 하던 삼성테크윈과 기술 제휴를 맺기도 했다.

일본 판매 가격은 8만8000엔(약 75만 원)이다. 6월 중순부터 시작한 예약 주문이 쇄도해 지금은 주문받지 않는다. 회사 측은 공급 물량이 확보되는 대로 신규 예약을 재개할 예정이다.

#펜탁스#필름 카메라#아날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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