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 시간) 미국 위스콘신주의 최대 도시 밀워키 도심에서 만난 공화당 지지자 리해나 씨의 말이다. 밀워키 곳곳에는 리해나 씨처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구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가 새겨진 붉은 모자를 쓴 사람들로 넘쳐났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18일 밀워키 ‘파이서브포럼’에서 열리는 공화당 전당대회를 통해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된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번 전당대회에 최소 5만 명의 공화당 지지자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하루 전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 여파를 반영하듯 ‘파이서브포럼’ 인근에는 삼엄한 경비가 이뤄지고 있었다. 2m 이상의 철제 펜스, 차량 통행을 막는 콘크리트벽 등이 설치됐고 전당대회장을 들어가려면 일반 출입증과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발행한 출입증 등을 제시해야 했다. 이 지역 상공에는 헬리콥터가 수시로 선회했고 인근 밀워키강에도 소총을 든 무장 군인들이 보트를 타고 순찰하고 있었다.
이날 밀워키 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숙소인 피스터 호텔로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7대의 경호 차량, 수십 대의 경찰 차량, 2대의 앰뷸런스가 따라붙었다.
● 헤일리, 16일 지지 연설 예정
인구 약 58만 명의 밀워키는 미시간호 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19세기부터 독일계 이민자가 대거 정착했고 이들이 양조산업에 주로 종사하면서 ‘맥주 도시(Brew City)’ 명성을 얻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는 정치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지역이다. 위스콘신주는 중서부의 대표적인 ‘스윙스테이트(경합주)’ 중 하나로 2016년 대선 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 하지만 2020년 대선 땐 조 바이든 대통령이 근소하게 승리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서는 ‘대세론’을 강조하며 승기를 잡기에 적합한 도시가 밀워키인 것.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어제의 끔찍한 일로 나의 위스콘신 방문 및 공화당 전당대회 일정을 이틀 연기하려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암살 시도 뒤에도 차질없이 전당대회를 치러 지지자들의 결집을 이끌어 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텍사스주 공화당 대의원인 척 로차 씨는 “총격 사건으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당내 반(反)트럼프 세력 또한 빠르게 결집하는 모양새다. 이번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마지막까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고, 불편한 관계였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가 전당대회 둘째 날인 16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에 나선다. 인도계 여성인 헤일리 전 대사는 비(非)백인, 여성 유권자 등의 지지가 높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약점을 메워줄 수 있다.
● 부통령 후보 지명도 관심
전당대회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날인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암살 시도 후 첫 대중 연설에 나서는 그의 메시지에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워싱턴이그제큐티브와의 인터뷰에서 “원래 준비했던 연설 내용과는 완전히 다른 연설이 될 것”이라며 “(나에 대한 암살 시도는) 나라를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기회”라고 밝혔다.
부통령 후보 발표 및 지명 연설은17일에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공화당은 전당대회 첫날인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주요 공약을 담은 공화당 정강 정책을 채택하고, 경제 이슈를 다룬다. 16일에는 이민 및 범죄, 17일 외교안보를 주제로 당내 주요 연사의 연설이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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