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든 협력할 것이라고 17일(현지시각) 밝혔다.
러시아 RT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미국 뉴욕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최근 미국 대선 상황과 관련한 질의에 “모스크바는 선의로 대화할 의사가 있는 미국 대통령이라면 누구든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이번달 의장국으로 뉴욕을 방문 중이다.
라브로프 장관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이에 대해 여러 번 언급했다. 우리는 어떤 미국 지도자와도 협력할 것이다. 우리는 미국 국민이 선출한, 평등하고 상호 존중하는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는 미국 지도자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시절 (미국의) 매우 심각한 (대러) 제재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계속했다”고 상기하면서 “이것은 다시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선 11월5일 치러지는 미 대선에선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미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됐고 18일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고령으로 인한 건강과 인지력 저하 논란이 다시 불거진 뒤 당 안팎에서 거센 사퇴 압박을 받고 있지만, 자신은 완주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 국익 관점에서 ‘구식 정치인’이자 ‘더 예측 가능한’ 바이든 대통령을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경쟁자를 지지한 것에 대해 “좋은 일”이자 “큰 찬사”라고 비꼬았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모두가 바이든에 대한 나의 발언을 일종의 농담으로 받아들였다”면서 “그것을 공격하고 모욕하는 미국 대통령의 반응이 이것을 반증한다”고 비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지난달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선 “누가 이기든 미국의 정책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러시아는 미국 국민의 신뢰를 얻는 어떤 지도자와도 기꺼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주 “푸틴 대통령이 행동을 바꿀 준비가 될 때까지 그와 대화할 합당한 이유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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