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되는 데 필요한 대의원 과반의 지지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자 공화당은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집중포화에 나섰다. 11월 5일 치러질 미 대선이 사실상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해리스 부통령 간의 대결로 압축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돌처럼 멍청한 해리스’ ‘거짓말쟁이(lying) 해리스’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비판했다. 그는 “바이든이 ‘국경 차르(황제)’로 임명했지만 (해리스는) 한번도 국경을 가지도 않았고, 무능함으로 우리에게 세계에서 최악의 가장 위험한 국경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공화당 지지층이 관심을 많이 가지는 불법이민과 국경 경계 문제 담당자였다는 것을 부각시킨 것이다.
공화당의 J D 밴스 부통령 후보도 고향인 오하이오주 미들타운에서 열린 첫 단독 유세에서 “민주당 엘리트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을 배 밖으로 던지기로 결정했다”며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반(反)민주적이라는 비판은 주로 민주당이 트럼프 후보를 공격할 때 쓰던 전략이라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불법 이민자가 증가한) 국경 위기는 곧 카멀라 해리스의 위기”라며 “바이든은 미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하나지만, 해리스는 그보다 백만 배 더 나쁜 사람”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건강 상태를 숨겼다며 책임론도 제기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가 지난달 27일 대선 후보 TV토론이 열리기 한 달 전부터 이미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에 대비해 왔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에선 ‘민주당 대체 후보 지명’이란 제목의 11쪽짜리 기밀문서 초안이 회람됐다. 바이든 대통령을 대신할 후보를 공격하기 위한 작전도 미리 준비했다. 실제로 공화당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를 선언한 21일 당일 해리스 부통령의 이민 정책을 비판하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한편 공화당 지지층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자가격리 중인 바이든 대통령을 둘러싼 음모론도 퍼지고 있다. 21일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직 사퇴를 발표한 뒤 보수 성향인 폭스뉴스의 데이나 퍼리노 진행자는 “살아 있다는 증거를 보여여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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