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내가 대선 지면 베네수엘라 피바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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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선거, 野에 열세속 불복 시사
브라질 룰라 “패하면 물러나야” 비판


28일 대선에서 3선을 노리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내가 3선에 실패하면 유혈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위협했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그는 반대파를 잔혹하게 탄압하는 권위주의 통치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으며 2018년 재선 때도 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 대선은 마두로 대통령과 외교관 출신의 야권 후보 에드문도 곤살레스의 ‘2파전’ 구도로 진행되고 있다. 최근 마두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하락하자 지지층을 규합하고 반대파에게 공포를 일으키기 위해 ‘유혈 사태’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악의 경우 대선 결과에 불복하겠다는 뜻도 내비친 셈이어서 국제사회의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2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유세에서 “내가 지면 피바다가 될 위험이 있다”며 “이번 대선은 평화로운 베네수엘라를 택하느냐, 동족상잔의 내전으로 얼룩진 베네수엘라를 택하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곤살레스 후보가 50∼60%의 지지율을 얻어 10∼30%의 지지율을 기록한 마두로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다. 이를 감안할 때 마두로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조작하거나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전임자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1999∼2013년 집권) 시절부터 무상 복지 등 좌파 성향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정책을 펼쳐 사실상 나라 경제가 거덜 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대선 불복을 시사하자 주변국 지도자 또한 정치 혼란 가능성을 우려했다. ‘중남미 좌파의 대부’로 꼽히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은 선거에서 패하면 권좌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을 배워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천연자원이 풍부한 ‘과야나에세키바’의 영유권을 두고 베네수엘라와 영토 분쟁 중인 가이아나도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 지역을 영토로 편입시키는 국민 투표를 강행했다. 일각에서는 마두로 대통령이 ‘외부의 적’을 이용해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 가이아나와의 전쟁까지 불사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베네수엘라#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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