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해리스, 내가 뚫지 못했던 유리천장 부술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4일 1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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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보다 먼저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해리스 부통령이라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3일(현지 시간) ‘해리스가 승리하고 역사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는 내가 평생 본 것 중 가장 순수한 애국심의 발로였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에 대한 감사로 운을 띄웠다. 이어 “나는 해리스가 트럼프를 이길 수 있다는 걸 믿고 있다”며 본론으로 들어갔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아쉽게 트럼프 후보에게 패배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미국 정치계에서 여성 정치인이 성차별과 이중잣대를 극복하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고 있다”고 적었다. 실제로 다른 많은 나라들에선 여성 대통령이나 여성 총리가 나온 지 오래됐지만, 미국은 한 번도 여성 대통령을 배출한 적이 없다.

2016년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최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뒤 해리스 부통령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공개한 사진들. 사진 출처 힐러리 클린턴 X
클린턴 전 장관은 기고문에서 정치를 하는 동안 ‘마녀’ ‘방탕한 여자’ 등 온갖 성차별적 모욕을 당한 것은 기본이고, 사람들이 자신을 본따 만든 인형을 화형시키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내가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천장을 깨지 못했다는 사실은 여전히 날 괴롭힌다”고 털어놨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레이스 내내 옷차림 등 외모를 지적받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인도계 흑인인 해리스 부통령은 자신보다더 많은 장애물을 직면할 것이라 내다봤다. 하지만 자신이 출마했을 때와 미국의 현 정치 상황이 달라진 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나의 출마 이후 여성의 대선 출마는 더 이상 이례적이지 않은 일이 됐다”며 “2022년 중간선거에서 확인했듯 낙태권 보장은 어느 때보다 여성 유권자들을 자극하고 있다”고 했다. 2022년 미 연방대법원이 낙태권을 보장한 1973년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은 지 5개월 만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상원은 예상과 달리 다수당 지위를 사수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주어진 짧은 선거기간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우려를 불식시켰다. 최근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정당에 대항해 급조된 좌파연합이 승리하고, 영국 노동당이 선거에서 이긴 사례를 들며 “해리스 부통령이 진보의 물결을 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인플레이션 해결이나 국민 실질소득 증가 등 바이든 행정부가 남긴 든든한 유산을 갖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클린턴 전 장관은 “바이든의 친구이자 지지자로서 지금 이 순간은 분명 달콤씁쓸한 상황으로 바이든의 리더십이 그리워질 것”이라며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지도자와 활력 넘치는 캠페인을 조직해 승리를 바라볼 때”라며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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