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주요 경합지 찾아 유세 행보
해리스, 흑인 여대생 클럽 행사 방문… “트럼프 임명 대법관이 낙태권 불허”
트럼프, 해리스 돌풍에 색깔론 공격… “샌더스보다 더한 마르크스주의자”
“해리스는 급진 좌파 미치광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같은 극단주의자가 미국을 퇴보시킨다.”(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와 사실상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4일 이번 대선의 주요 경합주로 꼽히는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인디애나주에서 각각 ‘맞불 유세’를 벌였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21일 대선 후보를 사퇴한 지 불과 3일 만에 해리스 부통령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바짝 추격하자 일종의 ‘색깔론’과 ‘음모론’을 제기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해리스 부통령 또한 트럼프 후보가 흑인과 여성의 자유를 억압한다고 반격했다. 그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지 않았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또한 조만간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기로 했다고 NBC방송이 24일 보도했다.
● 트럼프 “해리스는 마르크스주의자”
트럼프 후보는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 유세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거짓말쟁이’라고 혹평했다. 이어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가장 무능력한 부통령”이라며 “미국을 파괴할 ‘극단적인 좌파 미치광이(lunatic)’”라고 주장했다.
13일 피격 후 내내 붕대로 총알이 스친 오른쪽 귀를 덮었던 그는 이날 유세에서 처음으로 붕대를 벗어 던지고 살색 밴드만 붙였다. 유세장을 가득 메운 지지층 또한 그의 해리스 부통령 공격에 ‘유에스에이(USA)’를 외치며 환호했다.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 대통령 또한 ‘가짜 진보주의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해리스는 (부유세 도입 등을 주장하는) 강경 좌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보다 더 진보적인 ‘마르크스주의 지방검사’”라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바이든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한 진짜 이유는 민주당의 정치 보스들이 내쫓겠다고 압박했기 때문”이라는 음모론도 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 민주당의 거액 후원자 등 이른바 엘리트 기득권 집단 ‘딥스테이트(deep state)’가 바이든 대통령 대신 급진적인 해리스 부통령을 대선 후보로 내세웠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후보는 낙태권에 긍정적인 해리스 부통령을 두고 “해리스는 임신 8, 9개월에도 낙태가 허용되기를 원한다. 출생 전은 물론 출생 후에도 아기를 ‘처형(execution)’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고 공격했다.
● ‘흑인 여성’ 부각 해리스 “트럼프 美 퇴보시켜”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에서 열린 흑인 여대생 클럽 ‘제타 파이 베타’ 주최 행사에서 유세를 벌였다. ‘제타 파이 베타’는 흑인 인권 운동을 주도한 흑인 대학생 단체 ‘디바인 나인’에 속해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워싱턴의 유명 흑인대학인 하워드대를 졸업했다. 또 그가 재학 시절 활동한 ‘알파 카파 알파’ 클럽도 디바인 나인에 속해 있다. 흑인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세 전면에 부각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가 결집하면 미국이 바뀌고, 우리가 투표하면 역사가 바뀐다”고 외쳤다. 특히 트럼프 후보가 집권 당시 3명의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을 임명해 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 법관으로 채워진 것을 들어 “트럼프가 택한 법관들이 낙태권 판례를 뒤집었다”며 진보 유권자의 결집을 호소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보수 싱크탱크 해리티지재단이 트럼프 2기 국정운영 청사진을 담은 ‘프로젝트 2025’를 공개한 것을 두고 “이들 극단주의자는 우리를 퇴보시키려 하지만 우리는 돌아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치매체 더힐은 그가 다음 달 7일 전 자신의 부통령 후보를 지명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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