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헤즈볼라 레드라인 넘었다” 전면전 경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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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장에 로켓포… 청소년 12명 숨져
헤즈볼라는 “우리가 안했다” 부인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골란고원 마즈달샴스 지역의 축구장에 27일 로켓포가 떨어져 어린이와 청소년 등 12명이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정부가 주장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공격 배후로 레바논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지목하며 “지금껏 치른 적 없는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공격 사실을 전면 부인했으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간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계속 충돌하고 있는 두 진영 간의 전면전이 임박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공격에 사용된 로켓은 헤즈볼라가 독점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이란산 ‘팔라크-1’으로 50kg짜리 탄두를 탑재하고 있었다”며 공격 주체가 헤즈볼라라고 주장했다. 그는 “희생된 이들은 모두 10∼20세로, 지난해 10월 이스라엘-레바논 국경에서 전투가 시작된 이래 헤즈볼라가 가한 치명적인 공격”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뒤 이 지역에서 가장 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외교장관은 “이번 공격은 레드라인을 넘었다. 헤즈볼라, 레바논과 전면전의 순간이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베까 계곡에 있는 헤즈볼라의 무기 저장고와 남부 지역 등 목표물을 27일부터 다음 날까지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에 대한 보복 차원이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방미 중이던 네타냐후 총리가 공격 소식을 듣고 예정보다 일찍 귀국해 28일 오후 안보 내각회의를 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골란고원은 시리아와 레바논 접경지대에 있는 곳으로, 수자원 확보와 안보 면에서 전략적 요충지로 꼽힌다.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이 시리아에서 빼앗은 뒤 통제해 왔고, 1981년 자국 영토로 병합했으나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무함마드 아피프 헤즈볼라 대변인은 AP통신에 “이번 공격의 배후라는 주장을 단호히 부인한다”고 밝혔다.

한편 가자지구에서는 피란민들이 머무는 학교가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30명의 사망자와 1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BBC 등이 전했다. 하마스 보건부에 따르면 가자 중부에 있는 도시 데이르알발라 근처 학교가 이스라엘군에 공습당했고, 피해자 대부분은 여성과 어린이들이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의 지휘통제센터와 무기 보관 시설이 학교 내부에 있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전쟁은 미국 대선에서도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력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25일 방미한 네타냐후 총리를 만나 하마스와의 전쟁을 조속히 종식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내 진보 세력의 지지를 얻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 각료들은 해리스 부통령의 발언이 “휴전협상을 위태롭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고 가디언 등은 보도했다. 보수 유대인과 복음주의 기독교 신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의 종전 발언에 대해 “무례했다. 유대인들이 어떻게 해리스에게 표를 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공격했다.

#헤즈볼라#전면전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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