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EU와 안정적 발전 촉진에 건설적인 역할 기대”
멜로니 “국제정세는 중대한 변화, EU 대중국 정책지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의 회담에서 “중국과 이탈리아가 실크로드 정신을 수호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오래된 실크로드 정신을 이어받아 중국과 더욱 긴밀하고 높은 수준의 파트너십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면서도 무역과 투자의 불균형, 시장의 공정성 등을 강조했다.
◆ 고대 실크로드로 미래의 실크로드 이으려한 시 주석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 국빈관에서 27일부터 5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멜로니 총리와 만났다.
이탈리아는 한때 서방 주요 7대국(G7) 중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이니셔티브에 공식적으로 참여한 유일한 국가였으나 멜로니 총리 집권 후인 지난해 12월 탈퇴했다.
시 주석의 대외 경제정책인 ‘일대일로’는 ‘육상과 해상의 실크로드 프로젝트’로도 불리는 것이어서 시 주석의 실크로드에 대한 긴 언급은 멜로니 총리의 일대일로 탈퇴에 대한 우회적인 복귀 압박으로도 풀이된다
인민일보, 대만 중앙통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멜로니 총리에게 “중국과 이탈리아는 고대 실크로드의 반대편에 있다”며 “”인류사회의 발전과 진보, 평화와 협력, 개방과 포용, 상호 학습, 호혜 상생을 핵심으로 하는 ‘실크로드 정신’은 양국의 공동의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0년 동안 일어난 세계의 변화는 가속화되고 있다“며 ”국가가 연결되고 통합되면 함께 전진하고 폐쇄되고 분열되면 후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정세는 계속해서 심오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지만 중국과 이탈리아 관계를 중시하고 발전시키려는 중국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탈리아가 일대일로를 탈퇴한 이후 다소 경색된 관계를 멜로니 총리의 방중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아하자는 뜻으로 풀이된다.
◆ 첨단 산업에서의 협력 강조
시 주석은 양국이 서로 보완적인 산업 우위와 기회를 가지고 있어 상호 개방과 협력을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산업제조, 기술혁신, 제3자 시장 등 분야의 전통적 협력을 최적화할 뿐 아니라 전기차 인공지능 등 신흥 분야 협력을 모색할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의 경우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도 중국에 최대 38%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어서 양측간 대립의 주요 쟁점이 되고 있다. 시 주석의 전기차 협력 강조는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시 주석은 “중국 기업이 이탈리아에서 발전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하며 안전하고 차별 없는 비즈니스 환경을 제공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이탈리아가 2026년 동계 올림픽 개최를 지지하며 이탈리아는 중국 관광객에게 비자 편의를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12월 이탈리아와 프랑스 독일 네델란드 스페인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대해 15일간 체류할 수 있는 무비자 정책을 발표했다.
시 주석은 중국 부상에 대한 견제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이탈리아가 중국의 발전 이념을 이해하고 지지하며 중국-EU 대화와 협력을 촉진하고 중국-EU 관계의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데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 멜로니 “더 많은 제품 중국 시장 진출 희망”
멜로니 총리는 시 주석에게 올해는 이탈리아와 중국이 포괄적 전략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지 20주년이자 마르코 폴로 서거 700주년이 되는 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은 고대 문명으로서 “항상 서로 존경하고 배웠다”면서도 “현재 국제정세는 중대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멜로니 총리는 “분리 단절과 보호주의를 반대하며 EU와 중국의 더욱 깊고 견고한 관계를 추진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면서 “더 많은 이탈리아 제품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언론은 멜로니가 시 주석과의 회담에 앞서 ‘이탈리아-중국 비즈니스 포럼’ 연설에서 EU의 입장을 확고히 지키며 ‘시장 공정성’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고 보도했다.
멜로니 총리는 특히 이탈리아와 중국간 경제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무역을 보다 공정하게 만드는 것이 양측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뒤 ‘전면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위한 행동계획(2024~2027)’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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