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펜싱 선수가 임신 7개월인 상태로 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했다고 뒤늦게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주인공은 이집트의 나다 하페즈(27). 하페즈는 29일(현지 시간) 펜싱 여자 사브르 16강에서 한국의 전하영(서울시청)에게 패배하며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하페즈는 경기 후 자신의 SNS에 ‘임신 7개월의 올림피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경기장에 두 명의 선수가 있는 것 처럼 보였지만 사실은 세 명이었다”면서 “나와 내 경쟁자, 그리고 아직 세상에 태어나지 않은 내 작은 아기”라고 임신 사실을 공개했다.
하페즈는 “아기와 나는 육체적, 감정적 어려움을 함께 겪었다”며 “임신 그 자체로도 롤러코스터를 탄 듯 힘들었지만 삶과 스포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격렬하단 말로 부족했다. 하지만 할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남편과 가족들의 믿음이 있어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이었지만 이번 올림픽은 ‘작은 올림피언’을 뱃속에 데려갈 수 있어 더 특별했다”고 덧붙였다.
사브르는 머리, 손을 포함한 상체 모든 부위에 대한 공격이 가능한 펜싱 종목이다. 유효 면적이 넓고 찌르기, 베기가 모두 허용되기 때문에 순발력이 가장 중요하다. 몸이 무거운 7개월 임산부가 16강에 올랐다는 게 놀라운 이유다. 검이 뭉툭한데다, 펜싱복은 특수섬유를 이용해 방탄복보다 촘촘하게 짜여있기 때문에 검으로 공격받아도 다치지는 않는다. 하지만 공격받을 시 타격감과 통증은 있다고 한다.
선수들이 임신한 채로 올림픽에 출전하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 2004년 임신 5개월인 상태로 아테네 올림픽 마장마술에 출전한 네덜란드 앤키 반 그룬스벤은 금메달을 땄고,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말레이시아 공기소총 선수 누르 수르야니 빈티 모하메드 타이비는 임신 8개월이었다. 독일 양궁 선수인 코넬리아 폴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임신 초기 상태로 동메달을 땄고,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는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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