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탁구 국가대표 왕추친이 올림픽 무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도 분노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그를 촬영하기 위해 사진기자들이 몰려들었다가 탁구채가 이들의 발에 밟히며 부러진 것이다. 왕추친은 남자 단식과 남자 단체 경기가 남은 상태다.
30일 프랑스 파리 사우스파리아레나4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탁구 혼합복식 결승에서는 중국의 왕추친-쑨잉사 조가 북한의 김금용-리정식 조에 4-2로 승리를 거두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겼다는 기쁨도 잠시, 왕추친은 크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기를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기 위해 바닥에 놓인 트렁크 위에 탁구채를 뒀는데 이를 사진기자가 밟으면서 부러진 것이다.
관객석에서 한 팬이 촬영한 영상 속에는 국제탁구연맹 관계자들에게 강하게 항의하는 왕추친의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그 순간에도 자신을 촬영하는 사진기자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분노를 삭이지 못했고, 옆에 있던 코칭스태프는 왕추친을 막아서면서 진정하라는 듯 다독였다. 이어 코칭스태프가 연맹 관계자에게 탁구채가 발에 밟혔다는 제스처를 온몸으로 보여줬다.
왕추친은 하루 뒤인 31일에 당장 남자 단식 32강을 치러야 한다. 또 내달 6일에는 남자 단체 16강도 예정돼 있다. 중국 펑파이신문은 “탁구선수에게는 예비 탁구채가 준비돼 있지만 메인 탁구채보다 좋지는 않다”며 “탁구채의 그립감 차이도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마음을 가라앉힌 왕추진은 짐을 챙겨 쑨잉사와 함께 대기실로 돌아갔다. 그는 다시 취재진 앞에 서서 “사진기사가 판(탁구채)을 밟아 부러뜨린 것은 고의가 아니었을 것”이라면서 “나는 이러한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게 하늘의 뜻이고 부판(예비 탁구채)으로도 경기를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