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한 국수주의적 발언으로 ‘중국 공산당의 입’으로 불려왔던 후시진(胡錫進) 전 환구시보 편집장의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이 최근 차단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25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리고 온갖 이슈에 대해 발언을 쏟아내던 그가 최근 정부 정책을 오도하는 글을 올렸다가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단 소문이 퍼지고 있다.
2021년 현직에서 은퇴한 뒤 온라인 논객으로 활동 중인 후 전 편집장의 중국 소셜미디어 위챗과 시나웨이보 계정은 31일 현재 나흘 째 추가 게시물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하루에도 서너 차례씩 글을 올렸던 그가 갑작스레 게재를 멈춘 것에 대해 당국이나 해당 플랫폼 측은 공식적인 발표는 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의구심을 품은 시민들이 업체 측에 문의한 결과 “규정 위반에 대한 신고가 접수돼 집중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란 답을 받았다고 한다.
현지에선 후 전 편집장이 22일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3중전회)와 관련해 소셜미디어에 올렸던 글이 규정 위반에 해당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는 당시 “3중전회 결정문에 공유제(사유제 반대)가 없어진 건 역사적 변화”라고 적었는데, 이는 중국 헌법에 명시된 공유제를 왜곡했단 비판이 거셌다.
후 전 편집장도 계정 차단에 대해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홍콩 싱타오(星島)일보에 “개인적으로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며 “인터넷에 있는 것을 보면 된다”고 답했다.
후 전 편집장은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애국주의적 발언으로 인기를 끌어온 논객이다. 2017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이 일었을 때 “한국 보수주의자들은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졌냐”는 막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다만 최근엔 중국도 일정 수준의 언론 자유가 필요하다거나 과도한 애국주의는 중국에 해가 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후 전 편집장의 소셜미디어 차단에 대해 “유명세에 힘입어 말을 함부로 한 결과”라거나 “헌법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적 반응이 주로 내놓고 있다. 일각에선 “그에 대한 동의 여부를 떠나 발언권 자체를 없애는 건 과도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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