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같은 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앞으로 힘든 날들이 다가올 것”이라며 이란과의 전면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야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하자 이란과 이스라엘의 ‘강대강’ 대치가 현실화되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해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물론 이스라엘이나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때를 대비해 방어 계획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인 텔아비브나 이스라엘군 관련 시설을 미사일이나 무인기(드론)로 공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레바논, 이라크, 시리아, 예멘의 친이란 시아파 무장단체를 통한 이스라엘 공격 가능성 역시 거론된다.
또한 하메네이는 1일 테헤란에서 열릴 하니야의 장례식을 직접 주관했다. 하니야의 시신은 2일 그가 최근 머물렀고, 하마스의 정치사무소 있는 카타르 도하로 운구된다.
이란은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과의 전면전은 피하려 했다. 하지만 이란으로서는 테헤란에서 신임 대통령 취임식이 열린 다음날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지 못한 건 그냥 넘어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NYT는 어떤 식으로든 이란이 대응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은 올해 4월 시리아 주재 총영사관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자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미사일과 드론 300여 기를 발사했다. 하지만 이란은 전면전을 피하기 위해 공격 계획을 사전에 흘렸고, 이스라엘은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을 90% 이상 요격할 수 있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우리에 대한 모든 공격은 무거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며 이란이 보복할 시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제사회는 확전을 막기 위해 양측 모두에 자제를 촉구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중동에서 확전이 불가피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진화에 나섰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카타르, 요르단 등과 확전 방지 방안을 논의했다. 같은 날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도 각국이 양측에 외교적 해법을 주문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당한 헤즈볼라 군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와 이란 출신 군사 고문 밀라드 비디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하마스 군 사령관인 무함마드 데이프도 지난달 13일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이스라엘군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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