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 男. 댄스교실서 흉기 휘둘러
“극우 단체, 反이슬람 여론 조장”
런던 등 대규모 시위, 경찰부상 속출
영국 서부 사우스포트에서 지난달 31일 어린이 3명이 숨지는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가 무슬림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수도 런던 등 영국 전역에서 반(反)이슬람 폭력 시위가 잇따르고 있다. 당국이 시위대를 엄벌할 뜻을 밝혔지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흉기 난동범이 무슬림 망명 신청자라는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퍼지면서 반이슬람 여론을 고조시키고 있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는 사우스포트의 이슬람 사원(모스크) 앞에 세워진 경찰차와 일반 차량에 불을 질렀다. 인근 건물 벽을 허물고 경찰에 벽돌도 던졌다. 이 과정에서 최소 53명의 경찰관이 다쳤다. 경찰은 이번 시위를 극우 단체 ‘영국수호리그(EDL)’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있다.
같은 날 런던에서도 대규모 반이슬람 시위가 벌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총리 집무실이 있는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일대에서 경찰에 맥주캔과 유리병을 던졌다. 런던 경찰은 “폭력적 무질서와 응급구조대원 폭행, 시위법 위반 등의 혐의로 100명 이상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북동부 항구 도시 하틀풀에서도 경찰에 유리병이나 달걀 등을 던지는 시위가 벌어졌다. 또 맨체스터의 홀리데이인 호텔 밖에서도 약 40명이 시위를 벌였다.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해당 호텔에 수용된 난민 신청자들에 대한 항의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반이슬람 시위를 촉발한 사건은 지난달 29일 사우스포트의 댄스 교실에서 발생했다. 불법 침입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6∼9세 여자 어린이 3명이 숨졌으며 어린이 8명과 성인 2명이 다쳤다.
경찰은 피의자가 웨일스 카디프 태생의 17세 남성이라고 밝혔을 뿐 그의 종교는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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