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심장인 맨해튼에 위치한 23층 높이의 사무실 건물이 최근 경매에서 불과 850만 달러(약 119억원)에 팔렸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주인이 샀던 가격의 2.5%라는 믿기지 않는 금액에 낙찰된 이 극단적 사례가 팬데믹 이후 미국 사무실용 건물의 몰락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이번 경매에서 낙찰된 해당 건물은 맨해튼 도심의 135 웨스트 50번가에 자리 잡고 있다. 이 건물은 2006년에는 3억3200만달러(약 4554억원)에 팔렸던 건물이다. 한때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의 본사 건물로도 사용됐다. 당시는 모든 층을 세입자가 차지하고 있었고 사무실에 대한 수요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여러 대형 맨해튼 사무실 건물은 엄청난 할인가에 판매되고 있다. 일부는 이전 소유주가 지불한 금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판매됐는데 이번 97.5% 폭락은 시장이 아직 바닥을 치지 않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NYT는 풀이했다.
웅장한 유리로 된 맨해튼 사무실용 건물이 헐값에 팔린 것은 코로나19 팬데믹이 근무 형태를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이런 싼 가격에 맨해튼 대형 건물이 팔린 적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2006년 전에 이 건물을 소유했던 이의 아들인 데이비드 스터너는 급속한 가격 하락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들이 재택과 출근을 결합한 하이브리드나 재택근무를 채택함에 따라 직원들이 사무실에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건물은 더 이상 안전한 투자처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850억달러에 팔린 맨해튼 건물의 새 주인의 신원은 판매가 공식적으로 마감된 후 발표될 예정이며, 이는 약 45일이 걸릴 수 있다. 하지만 횡재를 잡은 것으로 보이는 이 건물 낙찰자가 즉시 재정적 어려움에 부닥칠 수 있다고 NYT는 보았다. 경매는 토지가 아닌 건물 자체에 대한 것이라 건물주는 이 토지 사용료를 매월 내야 한다. 맨해튼 새 건물의 면적은 92만제곱피트(약 8만5470제곱미터, 약 2만5855평에 해당)가 넘지만, 세입자는 35%밖에 들어있지 않다. 맨해튼에서 공실률이 가장 큰 대형 건물 중 하나다.
BK 리얼에스테이트어드바이저스의 창업자이자 브로커인 밥밥 크나칼은 “엄청난 위험”이라면서 “새 주인이 새 세입자를 들이기 위해 제곱피트(30㎝x30㎝)당 200~300달러 비용으로 건물 일부를 개보수할 수도 있다. 완전히 헐고 새로 지을 수도 있는데 최소 수억 달러가 든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시 측은 낡은 건물을 아파트나 콘도로 바꾸는 것을 장려하고 있지만 큰 비용이 드는 탓에 실제로 이뤄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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