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회장(사진)이 이끄는 미국의 투자기업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을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절반 가까이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2769억 달러(약 377조 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3일(현지 시간) 버크셔해서웨이가 공개한 공시 자료와 2분기(4∼6월)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지분 가치는 842억 달러(약 114조6300억 원)로, 지난해 말 기준 1743억 달러(약 237조 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하던 애플 주식의 절반가량인 약 3억9000만 주를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앞서 1분기(1∼3월) 공시 때도 애플 지분 약 1억1500만 주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2분기에도 애플 지분 매각 전략을 유지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가치 투자를 표방하는 버핏이 애플 주식을 대량 매각한 것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5월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버핏 회장은 1분기에 이뤄진 애플 주식 매각에 대해 “세금을 아끼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하지만 2분기에도 지분을 절반 가까이 팔면서 절세를 위해서라는 설명은 상대적으로 설득력이 약해졌다고 FT는 전했다. 버크셔해서웨이는 투자 포트폴리오상 애플 다음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던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도 상반기 중 8.8% 정도 줄였다.
이번 매각으로 버크셔해서웨이의 현금 보유액은 2769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FT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며 이 회사가 단기 국채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5월 “우리에게 큰돈을 벌게 해주면서도 위험은 매우 작도록 해주는 기업을 찾기 전에는 섣불리 투자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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