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이 금메달을 따낸 가운데, 결승전 상대 선수였던 브래디 엘리슨(35·미국)이 화제다. 김우진과 초접전을 벌일 만큼 실력인 좋은 데다, 경기가 끝난 후 상대를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김우진은 프랑스 파리 앵발리드에서 열린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에서 엘리슨을 세트 점수 5-5(27-29, 28-24, 27-29, 29-27, 30-30)로 비긴 뒤 슛오프 원샷 승부에서 4.9㎜ 차로 이겼다. 슛오프에서도 동점일 경우 화살로부터 과녁 중앙까지의 거리를 비교해 더 짧은 선수가 승리한다. 김우진의 화살은 정중앙에서 55.8㎜ 거리에 꽂혀 60.7㎜의 엘리슨보다 가까웠다.
엘리슨은 한국 양궁 대표팀과 인연이 깊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5회 연속 올림픽에 나온 그는 2012 런던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준결승에서 한국을 꺾었다. 당시 한국은 미국에 패해 동메달을 땄다. 엘리슨은 이렇게 ‘태국 궁사 킬러’라는 별명도 갖게 됐다.
이번 남자 양궁 개인전의 승패가 갈린 뒤 엘리슨은 김우진을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이었다. 엘리슨은 김우진의 손을 잡고 만세 했다. 두 사람은 포옹을 나눴다. 이후 각국 감독과 김우진, 엘리슨이 다 같이 손을 잡고 만세 하기도 했다. 이들은 맞잡은 손을 들고 카메라와 관중석을 향해 감사 인사를 했다.
엘리슨의 모습은 생중계로 송출됐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엘리슨을 향한 칭찬이 쏟아졌다. 누리꾼들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닮았다” “멋있어서 다음 대회에도 나오면 좋겠다” “엘리슨 호감이다. 끝까지 상대방 리스펙 해주는 모습이 멋지다” “스포츠맨십 대박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엘리슨은 시상식이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김우진은 놀라운 선수”라고 말했다. 대회 조직위원회 공식 정보 제공 사이트인 ‘마이인포’에 올라온 인터뷰에 따르면 엘리슨은 ‘김우진이 역대 최고의 리커브 양궁 선수라고 생각하나’라는 질문에 “그는 금메달을 땄고 나를 이겼다. 난 그저 운이 좋았던 것일지도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둘 다 활을 들어 올리면 양궁 역사상 위대한 듀오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연습장에서 그를 지켜보면 그가 무엇을 할 것인지 알 수 있다”며 “내가 꿈꿔왔던 경기였다. 우리는 마치 챔피언처럼 쐈다. 2028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서 (김우진과) 다시 경기할 것 같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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