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벨기에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 혼성 계주 대표팀이 경기 하루 직전 돌연 기권을 선언했다. 계주팀 일원 중 한 명이 건강 이상을 호소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센강의 수질이 우려된 탓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4일(현지 시간) 미국 CNN 등에 따르면 벨기에올림픽위원회(COIB)는 혼성 계주 대표팀 일원 중 한 명인 클레어 미셸이 병이 나 (혼성 경기를) 기권해야 한다는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클레어 미셸은 지난주 열린 여성 철인 3종 경기에 참가해 센 강에서 수영을 한 바 있다. COIB는 클레어 미셸의 증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않았다.
이날 COIB가 발표한 성명에는 특히 주최 측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날카로운 말들이 포함돼 주목을 받고 있다. 벨기에 측은 “향후 올림픽 트라이애슬론 대회에서 교훈을 얻기를 바란다”며 “훈련일, 대회일 및 경기 형식 등을 사전에 명확히 해야 하며 선수들과 지원 인력에게 불확실성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가열되자 파리 올림픽 주최 측은 벨기에 선수가 참여했던 개인 트라이애슬론 경기 당일 오전 센강에 채취한 물 샘플을 검사했을 때 수질은 매우 양호한 수준이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주최 측은 성명에서 “매일 수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대회 시행 여부 또한 국제 철인 3종경기 연맹 등과 다양한 보건안전 기준에 따라 내리고 있다”고 했다. 또 수질이 지난 몇 시간 개선됐다고 밝혔다.
한편 스위스 트라이애슬론 대표팀도 아드리앙 브리포드 선수가 센강에서 수영한 이후 위장병에 걸려 기권하면서 선수단을 교체했다. 다만 스위스 측은 해당 감염이 센강의 수질과 관련이 있는지는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이번 올림픽 대회 내내 센강의 수질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앞서 남자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했던 캐나다의 타일러 미슬로추크가 결승점 통과 후 10여 차례 구토를 하는 모습이 전 세계에 실시간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선수가 구토를 하며 이상증세를 보인 것이 수질 문제 때문인지 극도의 피로감 때문인지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해당 경기는 센강의 수질 문제로 인해 당초 예정됐던 일정보다 하루 연기된 바 있다.
센강은 수질 악화로 인해 1923년부터 입수가 금지됐다. 세계수영연맹의 수질 기준상 대장균의 최대 허용치는 100mL당 1000CFU(미생물 집락형성단위, Colony-forming unit), 장구균은 400CFU이다. 이 수치를 넘어가는 물에서 수영하면 위장염이나 결막염, 외이염, 피부 질환 등을 앓을 수 있다.
이에 파리시는 올림픽을 앞두고 약 7년간 14억 유로(한화 약 2조 원)를 투입해 하수 처리장과 빗물 처리장을 설치하고 폐수 방류를 단속하는 등 대대적인 센 강 정화 작업을 벌였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과 토니 에스탕게 파리올림픽조직위원장은 직접 수영복을 입고 센강에 입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 개회식 전후로 쏟아진 폭우로 인해 수질이 다시 악화되는 등 센강 수질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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