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중국 혼인신고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7% 감소했다. 이에 벌써부터 올해 중국에서 결혼하는 커플 수가 198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5일 중국 펑파이신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중국에서 신고된 혼인 건수는 343만 건으로 전년 392만8000건 대비 49만8000건(12.7%) 줄었다. 상반기 기준 2014년 694만 건과 비교하면 10년 만에 절반 이상 감소했다.
중국 혼인 건수는 2014년부터 매년 줄어들다가 지난해 ‘깜짝’ 반등했다. 2022년 말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폐지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기간 동안 결혼을 미뤘던 커플들이 대거 결혼에 나선 ‘기저 효과’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결국 1년 만인 올해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전문가를 인용해 “올해 전체 혼인 건수는 660만 건으로 추산되며, 이는 198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1987년 이후 이어진 중국의 출산율 감소로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기 침체와 취업난 속에 상대적으로 결혼 비용이 증가하자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 층이 많아지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인구 대국’ 중국은 최근 혼인 감소가 다시 출산율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최근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도시 반려동물 수가 아동(4세 미만) 숫자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출산율 감소세와 반려동물 시장 성장세를 고려하면 2030년 중국의 반려동물과 아동의 비율이 2대 1까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반려동물과 아동의 비율이 4대 1 수준이다.
이에 중국 당국은 혼인과 출산율 높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방 정부들은 결혼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차이리(彩禮·신랑이 신부에게 주는 결혼 지참금)’에 대한 적정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또 혼인 신고가 몰리는 다음달 10일 칠월칠석(음력 7월 7일)은 토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지방 민원국 혼인신고처들이 추가 근무에 나서기로 했다.
중국에서는 칠월칠석은 중국에서 정인절(情人節)로 불리며 하반기 중에는 가장 혼인 신고가 몰리는 날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이날 혼인 신고를 하는 커플에게 특별제작한 초대형 혼인증명서를 발급하거나 복권 추첨 이벤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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