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가 거의 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내며 블랙 먼데이의 정점을 찍었다. 지난달 고용 악화로 미국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를 시작으로 대규모 캐리트레이드 청산이 일어나며 글로벌 금융시장은 매도세에 휩싸였다.
◇월가 공포 4년래 최고…S&P500 낙폭 2년래 최대
5일(현지시간) 30개 우량주가 모인 다우 지수는 2.6% 떨어져 3만8703.20, 간판 지수 S&P500 지수는 3% 급락해 5186.33을 기록했다. 다우와 S&P500은 2022년 9월 이후 최대 낙폭을 그리며 떨어졌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3.43% 밀려 1만 6200선에서 거래를 마쳤다. 월가 공포지수는 장중 한때 4년 만에 최고에 달했다.
매도세는 광범위하게 진행되어 S&P 500 지수의 95% 이상의 주식이 하락했다. 올해 초 시장 랠리의 대부분을 주도했던 대형 기술 기업이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장 초반 15%까지 하락했다가 낙폭을 6%대로 낮춰 마감했다.
미국 법원이 구글이 지배적인 검색 엔진으로 독점을 운영한다고 주장한 반독점 당국의 손을 들어준 후 구글 모기업 알파벳은 4.6% 하락했다. 애플도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기술 대기업 지분을 줄였다는 소식에 4.8% 하락하며 부진한 하루를 보냈다.
고용을 포함해 지난주 나온 경제 지표로 인해 미국의 침체 우려가 고조됐고 때마침 일본 금리가 오르면서 대규모 캐리 청산이 일어나 글로벌 주식시장의 투매와 엔화 급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고용불안에 따른 미국 침체 우려와 더불어 대형 기술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했고 미국에 이은 2대 경제국 중국의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저변에 깔려 있었으며 중동 불안도 고조됐다.
결국 갑자기 투자 불안이 촉발됐고 모두 현금 안정성을 추구하며 주식부터 석유, 고수익 통화, 비트코인까지 대규모 글로벌 매도세에 휩싸인 것이다.
제너럴리 자산 관리의 투자 책임자 안토니오 카바레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시장이 갑자기 “따뜻한 여름날에서 가을로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진앙지는 일본”…환율 급강하에 닛케이 12.4% 폭락
하지만 뉴욕 증시는 장초반 폭락세에서 다소 벗어나 진정기미를 보이며 낙폭을 줄였다. 서비스 업황이 2개월 만에 확장세로 돌아서면서 강한 성장으로 주식 매도압박을 다소 완화했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애널리스트들은 “지난주 경제지표의 우울함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예상보다 상쾌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급회의를 열어서라도 금리를 당장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하지만 이번 글로벌 매도세는 일본이 진앙지라는 데에 초점이 맞춰지는 분위기다.
지난주 일본의 금리인상 결정으로 엔화가 올랐고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촉발되며 도쿄 증시의 닛케이 지수가 12.4% 폭락해 이에 따른 파급효과가 전세계로 확산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달러당 엔화는 이날 2% 급등해 환율이 144엔대로 움직여 7월 중순의 160엔대에서 크게 내려왔다.
B. 라일리 웰스의 아트 호건은 일본 환율 변동에 대해 “촉수가 많은 시장에서 갑작스러운 움직임”이라며 다른 시장에서도 빠른 청산으로 이어졌다고 AFP통신에 말했다. 그는 일본 환율 변동이 경기 침체 우려보다 훨씬 더 혼란의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BNP파리바의 제이슨 리우 아시아태평양 주식 파생상품 전략책임자는 FT에 “일본이 오늘날 많은 움직임의 진원지인 것 같다”며 “글로벌 펀드에서 광범위한 일본 청산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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