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가 나뉘어져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안세영의 불만을) 부분을 잘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래도 기사가 많이 났기 때문에 (대표팀) 분위기가 좋다고는 말씀을 못 드린다.”
‘셔틀콕 황제’ 안세영(22·삼성생명)이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직후 대한배드민턴협회를 작심 비판한 가운데, 혼합 복식에서 은메달을 딴 김원호(25·삼성생명)-정나은(24·화순군청)이 기자회견에서 선수단의 분위기를 이렇게 말했다.
대한체육회는 6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의 코리아하우스에서 배드민턴 대표팀 메달리스트 기자회견을 열었다. 앞서 김원호-정나은 조는 2일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정쓰웨이(27)-황야충(30·중국) 조에 0-2(8-21, 11-21)로 패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메달 획득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두 선수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전날 안세영이 금메달을 딴 직후 “무릎 부상을 안일하게 생각한 대표팀에 실망했다”며 협회를 비판하고, 기자회견 불참을 선언한 데 따른 여파로 보인다.
김원호와 정나은은 ‘협회의 지원이 부족했다’는 안세영과 달리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김원호는 “저희 혼자 힘으로 이 자리까지 온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열심히 노력해 준 분들이 있어 이 자리도 있을 수 있었다. 올림픽 대비훈련도 지원해 주셨다고 들었다. 제가 알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동안 뜸을 들이던 정나은은 “세영이와 관련된 질문은 받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 써주셔서 저희는 훈련에만 집중을 더 많이 했다. 선수촌에서 훈련했을 때는 몸 컨디션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몸이 안 좋을 때는 휴식을 취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 여자 단식 경기 이후 안세영과 만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답했다.
김원호와 정나은은 2일 혼합 복식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정쓰웨이-황야충에 금메달을 내줬다.
이와 관련해 김원호는 “영상으로 중국 선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봤다. 모래사장이나 코트 안에서 필요한 선수만의 특성을 살린 훈련을 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점에서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나은도 “중국 선수들은 훈련을 굉장히 스마트하고, 체계적으로 했다고 들었다. 다음 올림픽에 나올 수 있다면 우리도 체계적으로 훈련해서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논란의 중심에 선 협회 관계자는 누구도 취재진 앞에 서지 않았다. 이로 인해 안세영과 동료인 김원호와 정나은이 불편한 질문에 답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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