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6일(현지 시간) 러닝메이트로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사진)를 낙점했다. 이에 따라 올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의 대진표는 민주당의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 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선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의 대결로 확정됐다.
CNN와 AP통신 등은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러닝메이트이며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월즈 주지사를 지명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서 첫 공동유세에 나선다. 또 해리스 부통령과 월즈 주지사는 19∼22일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각각 공식 대선 후보와 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해리스 부통령은 월즈 주지사와 함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와 마크 켈리 상원의원(애리조나주) 등을 후보로 고려해왔다. 1964년생으로 월즈 주지사는 해리스 부통령과 동갑이다. 또 6·25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부친을 따라 육군 방위군에 입대해 군인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에서 트럼프 후보의 저격수로 주목받아 왔다.
해리스 부통령은 5일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러닝메이트를 발표하면 바로 미국을 통합하는 일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월즈, 군인-교사 출신의 ‘서민적 백인 남성’… 부친이 6·25 참전
[2024 미국 대선] 美민주당 부통령 후보에 월즈 낙점 해리스 향한 인종 공세에 맞서… “트럼프는 괴상해” 직격탄 날려 보수-중도 백인 표심 겨냥해 선택… 파란만장 삶 밴스와 대비도 노려 트럼프측 “월즈, 위험한 극좌파”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11월 치러질 미 대선에서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팀 월즈 미네소타주지사를 낙점했다. 안정적인 이미지를 갖춘 백인 남성인 월즈 주지사가 자신을 둘러싼 우려를 잠재울 최적의 배경을 갖췄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해리스 부통령의 인종과 혈통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이 흑인 아버지와 인도계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는 것을 강조하며 보수와 중도 백인 표심을 잡으려는 의도다.
이런 트럼프 후보 측에 맞서 밀리지 않도록 해리스 부통령은 백인 남성을 러닝메이트로 집중 검토해왔다. 1964년생으로 6·25전쟁 참전용사 출신인 부친을 따라 미 육군 방위군으로 입대한 월즈 주지사는 2005년 상사로 전역했으며 훈장도 받았다. 그는 정치인으로는 드물게 고교 지리 교사 겸 미식축구 코치로 활동한 경력도 있다. 미네소타주 하원의원을 거쳐 주지사에 당선된 뒤에도 헐렁한 티셔츠와 야구모자를 자주 착용하고 다닌다. 또 주민들과도 친근하게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아 서민적 이미지도 강하다.
특히 월즈 주지사는 트럼프 후보와 J D 밴스 부통령 후보에 대해 “괴상하다(weird)”라는 비판으로 민주당 안팎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최근에는 민주당 내 대표적인 ‘트럼프 저격수’로 부상했다. 월즈 주지사는 지난달 24일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를 “괴상한 사람들”이라며 “그들은 여성 혐오주의자 클럽에 출마한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후 민주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해시태그(#) ‘트럼프는 괴상해(TrumpisWeird)’ 캠페인이 확산됐다. 트럼프 후보의 대표적인 전략인 ‘낙인찍기’에 대한 맞불 캠페인을 주도한 셈이다.
해리스 부통령과 민주당은 월즈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발탁하며 경합주인 위스콘신과 미시간주를 포함한 중서부에서 표심 결집 효과를 노리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해리스 부통령의 약점인 교외 및 농촌 지역의 지지를 이끌어 내는 데 월즈 주지사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주에서도 공화당 세(勢)가 강한 지역구에서 6선의 공화당 현역 의원을 누르고 하원의원에 당선된 경험이 있다.
하이디 하이트캠프 전 상원의원은 가디언에 “월즈는 중서부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이고, 이는 밴스와는 정반대의 진정성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rustbelt)’에서 불우한 환경을 딛고 성공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힐빌리의 노래’로 주목을 받았지만 벤처캐피털리스트로 활동해온 밴스 부통령 후보와 군인이자 교사 출신인 월즈 주지사가 대비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월즈 주지사의 정치적 텃밭인 미네소타주는 경합지역이 아니다. 그런 만큼 다른 러닝메이트 후보였던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주지사나 마크 켈리 애리조나 상원의원만큼의 전략적 효과는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부통령을 급진좌파로 규정하고 공세를 펴고 있는 가운데 월즈 주지사 역시 성소수자 정책 등에서 진보적 성향을 보인 게 확장성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편 트럼프 후보 캠프는 성명을 통해 “해리스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월즈는 위험한 극좌파”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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