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뛰는 글로벌 증시]
월가 “AI기업 실적 부진 등에 투매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 아니다”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며 최근 발생한 글로벌 증시 폭락 현상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8년 금융위기가 지나치게 많은 대출과 은행의 높은 부채비율 등 시스템적 위기였다면, 이번에는 미국 경제 지표, 인공지능(AI) 관련 기업 실적 부진 등 단기적 악재가 겹쳐 발생한 투매라는 것이다. 그런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평가도 나온다.
5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난 증시 폭락 사태에 대해 “2일 발표된 미국 일자리 지표가 기대에 크게 못 미치며 경제 전망이 연착륙에서 경착륙으로 갑자기 바뀌면서 촉발됐다”고 전했다. 또 AI 관련 기업에 대한 과대 평가, 일본은행이 ‘제로(0) 금리’ 정책에서 벗어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것이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보유 중인 애플 주식을 상반기(1∼6월) 중 절반 가까이 판 것도 매도 움직임을 부추겼다고 봤다.
다만, WSJ는 전체적인 증시 상황은 크게 부정적이지 않다고 평가했다. WSJ는 “엔비디아 주가는 6월 고점 대비 30% 하락했지만 아직 연초에 비해 두 배 높다”고 설명했다. 또 나스닥100지수는 올해 들어 6% 상승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 가까이 상승하는 등 시장은 이미 정상에 가까워졌다고 전했다.
전문가들 역시 이번 증시 폭락이 경기 침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 운용사인 아폴로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뢰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투자자들은 그동안 주식 시장이 오르는 데 너무 익숙해져 ‘주식도 하락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에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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