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즈 “내가 진짜 흙수저”… 밴스 “월즈, 이라크 파병 외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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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미국 대선]
석달 앞두고 ‘정체성 전쟁’
‘자산 33만 달러’ 부동산 없는 월즈… “트럼프 중산층 파괴, 행복 빼앗아”
자산 최대 2000만 달러 추정 밴스… “월즈, 파병 요청받고 부대 떠나”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면서 90일도 남지 않은 미 대선에서 ‘정체성 전쟁(identity war)’이 새로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미 중서부 태생, 군 복무 경험 등 공통점이 많은 월즈 주지사와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출신과 경력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월즈 주지사가 서민적인 이미지를 강조하며 남다른 입심으로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단 평가를 받는 가운데, 밴스 부통령 후보는 월즈 주지사의 군 경력을 문제 삼는 등 전방위 공세를 퍼붓고 있다.

월즈 주지사는 6일 해리스 부통령과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첫 공동유세 뒤 7일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유세를 이어갔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로 지명된 뒤 대선 최대 승부처인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 3곳을 연달아 찾은 것이다.

월즈 주지사가 유세에 나서면서 소셜미디어에선 관련 밈(meme·짧은 온라인 유행 콘텐츠)도 인기다. 밈은 주로 월즈 주지사의 서민적 이미지를 다룬다. 헐렁한 티셔츠를 입고 사냥 모자를 쓴 모습, 딸에게 운전을 가르쳐주는 영상,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고치는 영상 등이 해시태그(#) ‘빅대드에너지(BigDadEnergy)’를 달고 퍼지고 있다. 빅대드에너지는 가족을 중시하고, 집안 물건을 직접 고치는 활력 넘치는 중년 남성이다.

월즈 주지사의 재산도 화제다. 하원의원이던 2007∼2019년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그는 한 번도 주식을 보유하지 않았다. 주지사 당선 뒤 관저로 이사하며 미네소타주 멘케이토 자택을 30만4000달러(약 4억 원)에 판 뒤 소유 부동산도 없다. 2019년 공개된 재산 신고서에 따르면 월즈 주지사와 부인 그웬 월즈의 순자산은 33만 달러 이하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나 밴스 부통령 후보와는 비교가 안 된다.

월즈 주지사는 7일 유세에서도 중서부 출신의 ‘흙수저 정치인’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내세웠다. 흙수저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자서전 ‘힐빌리의 노래’로 유명해졌지만, 현재는 ‘금수저’인 밴스 부통령 후보와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월즈 주지사는 디트로이트 연설에서 “트럼프는 중산층을 파괴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국인의 행복을 빼앗아 가려고 한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와 밴스 부통령 후보는 월즈 주지사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전날 펜실베이니아주에 이어 이날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맞불 유세를 가진 밴스 부통령 후보는 “월즈는 이라크 파병 요청을 받고 군을 떠났다”고 말했다. 월즈 주지사가 2005년 육군 방위군에서 제대하고 몇 달 뒤 월즈 주지사가 복무했던 부대가 이라크에 갔다는 주장이다.

공화당 일각에선 월즈 주지사가 지난해 미네소타주 학교의 남학생 화장실에도 무료로 생리용품을 비치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에 서명한 것도 ‘급진적 정책’이라며 문제 삼고 있다. 이미 생리용품과 월즈 주지사의 얼굴을 합성한 사진을 배포하며 ‘탐폰(여성 위생용품) 팀(Tim)’이라고 조롱하는 움직임도 시작됐다.

한편 조 바이든 대통령은 7일 CBS뉴스 인터뷰에서 대선 이후 평화적 정권 이양 가능성에 대해 “트럼프가 진다면 전혀 확신이 없다”며 “자기가 선거에 패하면 피바람이 불 것이라는 말은 진심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체성 전쟁#월즈#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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