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경기에서 김우진(32·청주시청)과 맞대결을 펼치다 ‘1점’을 쏴 화제가 됐던 아프리카 차드 선수 이스라엘 마다예(36)가 한국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
8일 한국 양궁 장비 제조기업 ‘파이빅스’는 마다예와 후원 계약을 맺고, 2028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까지 훈련과 경기 출전에 필요한 물품을 해마다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이빅스는 이미 국내외 다수 양궁 선수를 후원하는 기업이다. 양궁 선수 출신인 백종대 대표가 2002년 기업을 설립해 활, 화살, 조준기, 핑거탭(손가락 보호대) 등 각종 양궁 장비를 생산한다. 국내에서 활동하는 학생 선수 대부분이 파이빅스 화살을 사용한다.
백 대표는 파리 현지에서 마다예 경기를 직접 관람했다. 이후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훈련을 이어온 마다예의 사연을 접하고 후원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4일 파리에서 직접 마다예를 만나 “포기하지 않고 양궁을 끝까지 해주길 바란다”고 응원하며 후원을 약속했다. 마다예는 “굉장히 기분이 좋다. 고맙다”고 화답했다.
파이빅스는 일반적으로 활과 화살 등 주요 장비 세트만 후원하지만, 마다예에게 특별히 스테빌라이저(진동방지기), 체스터 가드(가슴 보호대), 핑거탭, 모자, 티셔츠 등 총 450만 원 상당의 9가지 물품을 후원할 계획이다.
파이빅스 측은 “기본적인 장비와 물품조차 갖추기 힘든 마다예의 상황을 고려해 후원 물품을 구성했다”며 “이날 첫 후원 물품을 차드로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마다예는 이번 올림픽 남자 양궁 개인전 64강에서 김우진과 만나 0-6으로 완패했다. 특히 2세트에서는 마지막 화살을 1점에 쐈다.
당시 마다예는 스폰서가 없는 민무늬 티셔츠를 입고 경기장에 섰다. 그는 대부분의 선수가 착용하는 가슴 보호대나 손가락 보호대 등의 장비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경기가 끝난 후 마다예가 아프리카 최빈국 중 하나인 차드에서 전문적인 장비와 지도 없이 양궁을 독학했다는 사연이 알려졌다. 그는 유튜브에서 한국 양궁 선수 등의 영상을 보며 혼자 양궁을 배웠다.
이에 많은 한국 누리꾼은 마다예의 인스타그램을 찾아 따뜻한 응원 댓글을 남겼다. 마다예도 인스타그램을 통해 여러 차례 한국인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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