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공격하려다 허언 논란과 함께 ‘흑인 얼굴도 구분 못 한다’는 비난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11월 대선을 좌우할 핵심 경합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후보가 오차 범위 내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밀렸다며 “해리스 등판 뒤 최악의 3주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8일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 기자회견에서 윌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장에 대해 “그를 잘 안다. 함께 헬리콥터를 탔다가 추락할 뻔 했다”고 말했다. 이어 “브라운은 해리스를 좋아하지 않았다. 당시 해리스가 ‘끔찍하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브라운 전 의장에 대한 질문이 나온 건 그가 해리스 부통령이 더글라스 엠호프와 결혼하기 전 연인이었기 때문이다. 31세 연상인 브라운 전 의장은 당시 검사였던 해리스 부통령을 주요 보직에 임명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제는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사실이 아니었던 것. NYT에 따르면 브라운 전 의장은 “트럼프와 헬리콥터를 탄 적이 없다. 모두 거짓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말한 시점에 헬리콥터를 함께 탔던 이들도 “비상 상황도 없었고, 해리스에 대해 대화하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당시 함께 탔던 ‘브라운’은 흑인인 브라운 전 의장이 아니라 백인인 제리 브라운 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트럼프 후보가 헬리콥터에서 위기를 겪은 적이 있긴 했다. NYT에 따르면 브라운 전 의장이 아니라 흑인 정치인인 네이트 홀든 전 캘리포니아주 상원의원과 헬리콥터를 타고 가다 비상 착륙했었다. 이에 ‘트럼프는 흑인 얼굴도 못 알아본다’는 조롱까지 나오고 있다. 홀든 전 의원은 “브라운은 키가 작고 머리 숱이 없고, 난 머리가 풍성하고 키가 큰데 비슷해 보이나 보다”고 꼬집었다. 브라운 전 의장도 “트럼프가 흑인을 구별 못한다고 생각하고 싶진 않다”며 “날 비욘세라 여기면 곤란하다”고 응수했다.
한편 NYT와 시에나대의 8일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미시건과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등 조요 경합 주 3곳에서 50%의 지지율을 얻으며 46%에 그친 트럼프 후보를 오차 범위(±4.2~4.8%) 내에서 앞섰다. NYT는 “트럼프 캠프는 해리스 등판 3주나 지났지만 여전히 어떻게 유권자들을 공략할지 헤매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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