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최근 100∼150년 주기로 일어난다는 거대 지진인 ‘난카이 해곡 대지진’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단 소식에 일본 전역에서 지진을 우려하거나 대비하는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재해 대국’ 일본은 평소에도 재난 대책에 적극적이지만, 피해를 가늠하기 어려운 대지진에 대한 공포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미야자키현에서는 주요 해수욕장을 폐쇄하고 바다 수영을 금지했다. 오사카 인근 태평양 연안인 와카야마현과 규슈 서쪽 오이타현 등에서도 해수욕장 문을 닫았다. 태평양과 접한 미에현 시마시의 한 리조트에는 최근 “지진이 걱정된다” “무서워서 집을 떠날 수 없다”며 15건의 예약 취소가 들어왔다고 한다. 아이치현 섬 지역의 한 여관 사장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와 비슷한 상황”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해안 지역에선 휴대용 화장실이나 수통, 가구 쓰러짐 방지 장치 등을 찾는 주민이 부쩍 늘었다. 지진에 대비해 생수를 수십 통씩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철저히 대비하되 근거 없는 유언비어로 혼란스러운 사재기에 나서는 건 자제해 달라”고 안내하고 있다.
한국의 일본 여행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도 “수수료를 물고 오사카 여행을 취소했다” 등의 글이 잇달아 올라오고 있다.
지진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일본 북부 도호쿠 지방은 12일 태풍 5호 마리아가 상륙해 기록적인 폭우가 내릴 것이란 예보도 나오고 있다. 이 지역을 지나는 고속철도 도호쿠 신칸센은 12일 운행을 지연하거나 중단할 예정이다. 일본항공(JAL) 등 국내선 여객기 90여 편은 이미 결항이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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