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선 이후 부정선거 논란으로 반정부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게 미국이 권좌에서 물러나면 마약 밀매 혐의를 면책해주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소식통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내기 위해 여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며 “마약 밀매 면책도 그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집권하고 있던 2020년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이 미국에 코카인 등 마약류를 밀수출하는데 관여했다며 기소했다.
베네수엘라는 대선 이후 부정선거 의혹으로 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선 직후 자신의 3선 승리를 선언했지만, 야권 및 시민단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미국 역시 여러 근거를 토대로 실제 선거에선 마두로 대통령이 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마두로 정권은 선거 결과에 항의하는 야권 및 시민들을 강력 진압했고,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이들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혼란이 올 11월 대선 핵심 이슈와 직결된 문제라 좌시하기가 어렵다. 2013년 마두로 집권 이후 베네수엘라는 경제난으로 많은 국민들이 해외로 떠나는 엑소더스(대탈출)이 벌어졌으며, 이는 미 남부 국경의 불법 이민으로 이어졌다.
이에 바이든 정부는 내년 1월 베네수엘라의 새로운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마두로의 평화적 권력 이양이 이뤄지도록 애를 쓰고 있다. 지난해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이번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완화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전망이다. WSJ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은 마두로를 설득하기 위해 여러 카드를 테이블에 올려놨지만, 지금까진 마두로가 받아들일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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