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가 그간 공화당이 우세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남부의 4개 경합주에서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를 위협하고 있다. 올 11월 대선의 판세를 좌우할 7개 경합주 중 그간 쇠락한 공업지대, 즉 ‘러스트벨트(rust belt)에서는 민주당 우세, 따뜻한 기후 덕분에 ‘선벨트(Sun Belt)’로 불리는 남부 4개주에서는 공화당이 우세하다는 것이 중론이었으나 최근 해리스 부통령이 선벨트에서도 약진하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가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애리조나, 네바다주 등 4개 ‘선벨트’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해리스 부통령은 애리조나주에서 50%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45%)를 5%포인트 격차로 눌렀다.
해리스 부통령은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도 49%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7%)를 앞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0년 대선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트럼프 후보에 패했는데 이 양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후보는 조지아주에서 50% 지지율로 해리스 부통령(46%)을 제쳤다. 네바다주에서도 48%로 해리스 부통령(47%)을 근소하게 앞섰다.
NYT는 이를 두고 선벨트 유권자 중 친(親)이스라엘 정책 등으로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을 주저했던 젊은 층, 비(非)백인, 여성 유권자 등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해리스 부통령은 4개 주 흑인 유권자 84%의, 라틴계 유권자 54%의 지지를 받았다.
이 지역 여성 유권자의 지지 또한 예상된다. 최근 애리조나주와 네바다주는 11월 대선 당일 낙태 권리를 주(州) 헌법에 명기하는 주민 투표를 같이 실시하기로 했다.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그간 낙태권을 옹호했던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워싱턴포스트(WP) 또한 자체 예측 모델을 근거로 해리스 부통령의 대선 승리 가능성이 트럼프 후보를 추월했다고 분석했다. 미 대선의 승자는 50개 주의 합산 538명 선거인단 중 과반(270명)을 얻어야 한다. WP는 현재 판세대로라면 트럼프 후보는 러스트벨트 3개주, 선벨트 4개주 등 경합주 7곳에서 모두 승리해야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러스트벨트 3개주 혹은 선벨트 4개주 중 한 곳만 승리해도 270명을 확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민주당의 텃밭으로 꼽히는 캘리포니아주(선거인단 54명), 뉴욕주(28명) 등에 많은 선거인단이 걸려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정표 확보가 쉬운 만큼 경합주에서는 일부만 승리해도 백악관 입성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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