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감축 등을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재집권 가능성으로 한국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부상하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그동안 한국에선 미국의 비확산 체제에 반하는 자체 핵무기 보유를 금기로 여겨 왔지만 한미 동맹의 가치를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생각하는 트럼프 후보로 인해 한국의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이런 기류가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NYT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인들은 미국의 핵우산 약속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수십 년에 걸친 미국의 핵우산 제공 약속 또한 북한의 핵무기 확장을 막지 못했다”는 여론이 팽배하다고 진단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미사일 시험을 단행하는 등 지속적으로 도발적인 행보를 보이는 것과 북한이 또 다른 핵무장 국가인 러시아와 최근 냉전 시대의 방위 협정을 부활시킨 것도 한국의 안보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의 대면 협상을 선호하는 트럼프 후보가 재집권한다면 한미 동맹의 미래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트럼프 후보가 ‘한국과 일본이 미국 핵우산에 의존하기보다 자체 핵 보유를 추진하는 것을 허용할 의향이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점을 들어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자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귀환 가능성이 좋은 일”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NYT는 한국이 핵연료를 생산할 시설이나 자체 핵무기를 설계할 기술이 없다는 점을 들어 자체 핵무장론의 현실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전문가들 또한 한국이 핵무기 정찰 및 미사일 능력을 강화하는 게 실질적으로 더 도움이 되며,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 능력도 강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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