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남서부 쿠르스크주에서 진격 중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있는 주요 교량 두 곳을 폭파하면서 본토 내 입지 강화를 꾀하고 있다. 러시아군은 병력을 모으는 데 난항을 겪으며 우크라이나군 격퇴에 실패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러시아의 우군인 벨라루스는 자국 군의 3분의 1을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했다며 러시아 방어에 동참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콜라 올레슈추크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관이 쿠르스크주 글루슈코보와 즈반노 인근의 세임 강에 있는 두 개의 다리를 공습으로 파괴하는 영상 두 개를 공개했다고 18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군의 물류 이동이 방해를 받고 우크라이나의 입지가 강화될 것이라고 군사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올레슈추크 사령관은 17일 텔레그램에 “공군은 정확한 공습으로 적의 물류 능력을 계속 박탈하고 있으며, 이는 적대 행위의 진행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이번 공습이 무기고, 물류 허브, 러시아 공급 라인도 표적으로 삼았다고 덧붙였다. 게시글에 다리가 폭파되는 영상이 포함돼 있지만 영상이 언제 촬영됐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FT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8일 투르스크주의 수자에서 북서쪽으로 약 40km 떨어진 4개 마을과 수자에서 북쪽으로 약 15km 떨어진 체르카스코예 포레치노에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군과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측은 언론에 이 작전에 대해 함구할 것을 요청하면서 실시간으로 알리질 않고 있다. 은밀하게 러시아 본토 침투 영역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공습을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18일 수도 키이우와 르스크주 수미 지역에서 러시아의 무인기(드론)와 미사일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대담한 작전에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군 격퇴에 실패했다고 FT는 해석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군 수퇴부가 분열된 탓이란 분석이 나온다. 우크라이나의 한 고위 안보 관리는 FT에 “러시아 국가 경비대, 연방보안국(FSB), 국방부가 서로 경쟁하지만 협력하진 않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최대 우군으로 꼽히는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공습이 러시아가 핵무기 사용을 유도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러시아 방어에 나섰다. 이날 그는 러시아 국영 TV와의 인터뷰에서 “벨라루스 군대의 거의 3분의 1이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됐다”고도 밝혔다.
한편 쿠르스크주에서 본토를 우크라이나군에 내주며 허에 찔린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아제르바이잔 국빈 방문을 시작했다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두 정상이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관계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며 “러시아는 관계 정상화를 위해 모든 지원을 계속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가 주변국들과 밀착하며 협력을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