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제106회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고시엔·甲子園)에서 4강에 올랐다. 2021년 이후 3년 만의 준결승 진출이다.
교토국제고는 19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의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준준결승에서 나라현 대표 지벤가쿠엔(智辯學園)고교를 4-0으로 꺾었다. 이날 맞붙은 지벤가쿠엔고는 2021년 4강에서 패한 상대다. 3년 만에 설욕에 성공했다.
승리 후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홈플레이트에 모여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제창했다. 이 장면은 공영 NHK방송을 통해 일본 전역에 생중계됐다. 이번 대회 들어서만 4번째다.
이날 2학년 선발 니시무라 잇키(西村一毅)는 9회까지 118개의 공을 던지며 완봉승을 했다. 6피안타 2탈삼진의 쾌투였다. 그는 17일 본선 3회전 승리 투수였던 나카자키 루이(中崎琉生)와 함께 교토국제고의 ‘원투 펀치’로 불린다. 두 선수는 최근 3경기째 완봉승을 거두며 27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승리의 주역 니시무라 선수는 “선배들이 점수를 뽑아 줬기 때문에 상대 타선을 막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했다. 향후 경기에 대해 “다음을 생각하지 않고 모든 힘을 쏟아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백승환 교장 또한 “주장인 후지모토 하루키(藤本陽毅)가 한일 양국 팬들에게 기쁨을 안겨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켜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야구를 통해 학교가 발전하고 재일동포 사회가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교토국제고는 21일 아오모리현 대표 아오모리야마다(青森山田)고교와 결승 티켓을 놓고 맞대결을 펼친다. 시속 152km 강속구가 주무기인 상대 팀 에이스 세키 고이치로(關浩一郎)와 맞붙을 가능성이 있다. 이 학교와는 올봄 전국 대회에서 맞붙어 패했다.
교토국제고는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다. 2021년에 처음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까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지역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올해 다시 4강의 기쁨을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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