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18~19일 아제르바이잔서 알리예프 만나
경제협력 비롯해 아르메니아 국경 문제도 논의
WP, 우크라이나군 진군 덮으려는 행보로 해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틀 일정으로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해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러시아 본토가 우크라이나에 점령당한 가운데 푸틴 대통령의 순방은 애써 태연한 모습을 연출하려는 의도가 내재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각) AP, RT 등 외신을 종합하면 푸틴 대통령은 전날 아제르바이잔 수도 바쿠에서 알리예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져 양국 사업 연계, 화물 운송, 아르메니아 문제 등을 논의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틀 일정으로 지난 18일 아제르바이잔 순방길에 올랐다.
알리예프 대통령은 “우리는 연간 1500만t 이상의 화물을 운송할 가능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해 두 나라 사이 거래액이 40억 달러(약 5조3136억원)를 돌파했다”라며 “양국 화물 운송을 늘리기 위해 1억2000만 달러(약 1594억원)를 책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양자 경제협력은 국제 제재 속에서 러시아가 숨통을 틀 수 있는 방법으로 평가된다. 동시에 친(親)러시아 국가에서 서방으로 돌아선 아르메니아와 긴장 관계를 해소하는 완충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푸틴 대통령은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 사이 평화협정 체결을 촉진하고, 국경 분계와 구분을 문제를 명확히 하고, 물류와 경제 차단을 해제하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이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며 아르메니아에 회유를 시도했다.
워싱턴 포스트(WP)는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 관료에게 우크라이나 군대를 몰아내라고 명령했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과 지역 주지사와 회담으로 돌아갔다”면서 “푸틴 대통령은 지난 16일 국가안보회의 정례회를 열어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새로운 기술적 해법’을 논의한 뒤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아제르바이잔으로 출국할 계획을 발표했다”고 의미를 짚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9월 나고르노-카라바흐 무력 충돌로 인한 영토 분쟁이 불거진 뒤 러시아와 결별 행보를 걷고 있다.
아르메니아는 분쟁 뒤로 독립국가연합(CIS)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권 안보협의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 회의에도 연달아 불참했다. CSTO는 아예 탈퇴로 입장을 굳혔다.
지난달에는 미국, 유럽 등과 2년 연속 합동훈련을 실시하면서 노골적인 반(反)러시아·친(親)서방 기조를 천명했다.
아르메니아는 지난해 9월 아제르바이잔과 영토분쟁 지역인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무력 충돌을 겪었다. 그 과정에서 CSTO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관계 중단을 선언했다. 러시아 측은 군대가 개입할 권한이 없다며 항변했다.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은 평화협정 협상을 진행 중이다.
주요 장애물 중 하나는 국경의 공유구간을 획정하는 것이다. 아르메니아는 국경 획정이 1991년 알마아타 선언에 근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르메니아 당국은 이를 위해 소련군 총참모부의 1974~1990년 지도를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2주 가까이 러시아 영토 일부를 점령하고 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뒤로 처음으로 본토가 외국 군대에 의해 공격받는 수모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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