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해리스 후보 수락 연설, 중산층·검사 개인사 강조 예정”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21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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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대선 후보 되면서 유권자들에게 알릴 기회 부족
중산층 출신으로 삶의 애환을 잘 이해하는 것으로 제시
중범죄 유죄 평결 트럼프와 대비되는 검사로서 경력 강조

ⓒ뉴시스
22일(현지시각) 미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을 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자신의 인생사에 대한 소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갑작스럽게 대통령 후보가 된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이나 토론회 등을 거친 적이 없다. 이 때문에 유권자들이 해리스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해리스의 대선 후보 지명 수락 연설의 주요 목표가 이 빈틈을 채우는 일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 이후 해리스의 행보는 일정한 패턴을 유지해왔다. 경합 주에서 대규모 유세를 하면서 거의 똑같은 내용의 연설을 해온 것이다. 22일 연설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연설을 준비해온 측근들에 따르면 개인사에 대해 더 깊이 발언하면서 이를 정책 및 비전과 연결시킬 예정이다.

자말 시몬스 전 해리스 공보국장은 “도널드 트럼프가 말하기 전에 사람들에게 직접 자기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연설문 작성을 책임지는 사람은 2008년 대선 당시 버락 오바마 후보의 연설문을 작성했던 애덤 프랭클이다. 그는 해리스 부통령 취임 첫해에도 잠시 선임 자문관으로 일했던 적이 있다. 로레인 볼즈 백악관 부통령 비서실장과 셸리아 닉스 선거캠프 비서실장도 연설문 작성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해리스가 19일 민주당 전당대회에 깜짝 등장한 일들이 이들이 조율한 것이다.

선거 운동 열기 지속에 핵심 계기 역할

해리스의 연설은 해리스 선거 운동의 열기를 지속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된다.

브라이언 팰런 해리스 대변인은 성명에서 “중산층 가정 출신으로서 검사로 이룬 업적들, 도널드 트럼프의 어둡고 위험한 생각과 대비되는 미래 비전 등 전당대회 무대가 해리스가 자신의 인생 역정에 대해 알릴 수 있는 최대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성명에서 밝혔다.

해리스로선 이번 연설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 지명을 굳히고,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캠프를 넘겨받고, 팀 월즈 미네소타 부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지명하고, 선거 캠프 메시지를 조율하는 등 기초 작업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신을 적극 홍보하는 계기가 된다. 또 불과 80여일 남은 대선 일정 동안 탄력을 지속해 대선 승리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다.

오바마, 클린턴과 달리 웅변가는 아냐

해리스는 버락 오바마나 힐러리 클린턴과 달리 웅변가가 아니다. 그의 장점은 검사로서 능력을 보여준 작은 계기들에서 드러난다. 상원의원 시절 증인을 심문하고 토론에서 상대를 향해 촌철살인의 공격을 한 일 등이다. 민주당은 그러나 해리스가 그간 보여 온 연설 솜씨에도 안도하는 분위기다.

해리스는 자신의 성장과정과 캘리포니아 주에서의 직업 경력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인생 역정을 부각할 예정이다. 일부 검사 시절의 얘기가 포함된다. 2019년 대선 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정치적 여건이다. 해리스는 다국적 범죄, 성폭행 사건들, 부당 담보권 행사 등 자신이 처리했던 사건들도 소개할 계획이다.

캘리포니아 주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한 해리스는 자신의 정치적 부상 과정을 미국의 역사와 연결시키면서 트럼프와 대비되는 애국심을 강조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트럼프가 나라보다는 개인적 이익에 더 관심이 큰 것으로 비난해왔다.

한편 해리스와 수십 년 동안 알고 지낸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해리스가 대통령으로서 비전을 밝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인들이 존중받고 미래지향적이며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으로 느끼는 미래 지향적 나라에 대한 비전을 제시한다면 대박을 터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리스가 “터프하고 절제돼 있으며 매우 능숙하다. 22일 전당대회에서 빚이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룻밤 사이에 대선 후보가 된 해리스는 2019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때도, 3년 동안의 부통령 재임 과정에서도 크게 주목을 받은 적이 없다. 이 공백을 채우는 것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에게 선거 운동의 포인트가 된다.

공화당은 해리스가 현실을 무시하는 진보주의자라고 공격하고 트럼프는 한술 더 떠 비 미국적인 인사로 묘사한다. 이에 맞서 민주당은 중산층 미국인으로서 열정적으로 일한 검사 출신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애써왔다. 22일 연설에서도 이 이미지를 부각하려한다.

또 자신의 인생사와 최근 발표한 가격 억제 정책을 연결하면서 부자인 트럼프와 달리 자신은 중산층을 잘 안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최근 유세 동안 해리스는 자신의 인생 스토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셋집에서 살았다”

지난 16일 노스캐롤라이나 주 랠리에서 있은 유세에서 해리스는 “중산층 가정에서 성장했다. 어린 시절 대부분을 셋집에서 보냈다. 어머니가 10년 이상 저축한 끝에 집을 샀다. 어머니가 정말 좋아했던 것을 기억한다”고 강조했다.

젊은 시절 용돈을 벌기 위해 맥도널드에서 일한 일도 소개했다. “직장 동료들 중 맥도널드에서 받은 돈으로 가정을 꾸려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집세를 내고 먹을 것을 사기 위해 두, 세 가지 일을 해야 했던 사람들이다. 물가가 오르면 이들의 삶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해리스는 전국민의료보험 등 보다 진보적 정책을 지지하지만 수압파쇄 석유생산 반대 입장을 철회하는 한편 이민청 및 세관청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 중범죄 유죄 평결을 받은 미국 최초 대통령인 트럼프와 대비되는 검사로서의 경력을 강조했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재판과 관련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으나 해리스는 검사로서 경력을 가진 자신이 트럼프에 승리할 수 있음을 보다 적극적으로 어필해왔다.

“평생 트럼프 같은 사람 상대해왔다”

해리스는 지난달 30일 유세에서 “도널드 트럼프 같은 사람을 잘 안다는 내 말을 믿어라”면서 “그런 사람을 잘 안다. 살아오는 내내 그런 사람들을 상대해왔다”고 밝혔다. 트럼프를 범죄자 취급하는 프레임은 계속돼 왔다.

해리스가 민주당 후보로 부상하면서 트럼프는 각종 공격을 시도해왔지만 일관된 메시지를 내지 못하면서 측근들이 불만을 가져왔다. 여성이라는 점과 흑인 및 아시아계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조악한 인신공격에 집중한 것이다. 트럼프는 지난주 “이번 선거는 예전과 다르다. 우리가 할 일은 우리 적이 공산주의자이자 사회주의자이며 우리나라를 파괴할 사람임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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