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앞두고 20일 일리노이주(州) 시카고에서 민주당 전당대회 이틀째 날 밤 미셸 오바마 여사가 한국계 디자이너가 만든 의상을 입고 연설에 나섰다.
21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그가 입은 의상이 철저하게 계산된 것이며 이번 대선이 ‘전투’가 될 것임을 암시했다고 분석했다. 미셸 오바마는 이날 짙은 남색의 상·하의를 맞춰 입었다. 발목이 드러나는 기장의 바지와 민소매 상의를 입었다.
오바마 여사가 입은 상의는 날카롭고 절제된 선이 돋보였다. 그의 옷깃은 마치 전사를 연상시키듯 목을 교차하며 감싸고 있었다.
날카롭게 떨어진 민소매는 그의 이두박근을 강조했다. 상의 허리 윗부분엔 은색 금속이 강조된 벨트를 둘러 강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하의는 정치인 여성들이 입는 보통의 정장 바지와 달랐다. 날카롭게 떨어지는 선에 발목이 드러나는 기장이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땋은 머리는 마치 전사를 연상시키는 듯했다. 미셸 오바마는 남편 버락 오바마 재임 기간(2009~2017) 동안 자신의 본래 머리인 곱슬머리 대신 생머리를 유지해 왔다. NYT는 이를 두고 “(땋은 곱슬머리)는 일종의 ‘해방’으로 상징된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날 미셸 오바마의 의상에 대해 “이것(대선)이 싸움이 될 것이란 걸 암시하는 일종의 문장이었다”며 “모두 투표에 나서기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전했다.
미셸 오바마가 회고록 ‘비커밍(Becoming)’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면 의상을 포함해 사용 가능한 모든 것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게 낫다고 말했기에, 이번 의상도 목적을 위해서 사용됐다는 것이 매체의 분석이다.
이날 오바마 여사가 입은 의상은 미국 소규모 독립 브랜드 몬세(Monse)의 맞춤 정장으로 밝혀졌다. 몬세는 도미니카 출신 뉴욕 디자이너 페르난도 가르시아와 한국계 미국인 로라 김이 설립한 브랜드다.
이들은 수십 년 동안 영부인들에 의상을 제공해 온 오스카 드 라 렌타의 디자이너기도 하다. 매체는 “우연히도 로라 김은 아시아 혐오에 맞서기 위해 결성된 폐션계 인사 그룹인 슬레이시안스의 창립자 중 한 명”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여사와 그의 스타일리스트인 메러디스 쿠프가 백악관 시절부터 유명 브랜드 대신 작은 패션 브랜드(몬세)를 택한 것은 오바마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발전시킨 관행과 완전히 일치한다”며 “자신의 명성을 이용해 덜 알려진 사업과 그녀가 전하는 이야기를 부각했다. 그 이야기는 기업가 정신, 민족 동화, 아메리칸드림, 선거 등이다”라고 했다.
미셸 오바마가 몬세 브랜드를 선택한 이유가 반인종차별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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