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총장 “러 본토 쿠르스크 원전 위험…내주 방문 점검할 것”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22일 15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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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시 "우크라이나군 진지서 포격하면 사정권 안"
"체르노빌과 발전소 설계 유형 같아…중심부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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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러시아 쿠르스크 원자력발전소가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방면으로 진격을 거듭하는 가운데 러시아는 원전 위기를 강조해 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21일(현지시각) 공개된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기술적으로 보면 쿠르스크 원전은 우크라이나 진지의 포격 사정권 안에 있다. 그리고 교전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음 주에 쿠르스크를 방문해 관리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이미 공격받았는지와 관련해 증거를 수집할 것”이라며 “(쿠르스크 원전은)체르노빌과 같은 유형의 RMBK 설계 발전소다. 원자로 중심이 (보호 돔 없이) 완전히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쿠르스크 원전 방문은 그로시 사무총장이 러시아에 접근권을 요청한 뒤 러시아가 그를 초대하면서 성사됐다.

아울러 우크라이나가 최근 세임강 강줄기를 따라 교량 세 곳을 연달아 폭파한 점을 언급하면서 외부 전력 공급과 발전소 접근 경로 상태를 평가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와 같은 유형의 발전소 몇 군데를 방문했다. 마치 스포츠회관 같은 곳처럼 걸어 다니며 (핵) 연료 요소가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서 “원자로 두 개가 완벽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러시아군과 우크라이나군 사이 전투와 근접한 것은 특별한 우려”라고 설명했다.

쿠르스크 원전은 인구 50만 명의 쿠르스크시 서편으로 40km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이 원자로에는 활성 원자로 2곳을 비롯해 부분적으로 건설된 원자로 2곳, 해체된 구형 원자로 2곳이 있다.

앞서 울리야노프 대표와 알렉세이 리하초프 러시아 국영원자력공사(Rosatom·로사톰) 사장은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쿠르스크 원전을 방문해 시설을 시찰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지난 6일부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쿠르스크주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러시아 본토 점령지를 바탕으로 완충지대를 만들겠다는 공격 수행 목표를 설명한 바 있다. 다만 앞으로 군사 행동 범위나 점령 목표를 구체적으로 언급한 적은 없다.

지난 11일에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냉각탑 중 한 군데에 화재가 발생했다. 그러나 원전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고, 냉각탑이 냉각에 관여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원전 안전엔 큰 영향이 없었다.

공격 배후를 놓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책임을 주장하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자포리자 원전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주 에네르고다르시에 위치한 유럽 최대 규모 원전이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뒤로 러시아군이 유엔 원칙을 어기고 점령해 통제하고 있다. 현재 6개 원자로 모두 가동이 중단(냉온 정지)된 상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6일을 기점으로 우크라이나 북동부 수미주와 접한 러시아 쿠르스크에 미국과 독일 장갑차를 동원한 대규모 공격을 가했다. 러시아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본토가 외국 군대에 의해 공격받는 수모를 겪고 있다.

2주 넘게 러시아 영토 일부를 점령한 우크라이나군은 병력 1만여 명과 장비 수백 대를 운용하면서 통제권을 쥐고 있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에 따르면 러시아 본토 1263㎢, 93개 마을을 자국 군대가 통제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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