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엔 제패’ 교토국제고 “손발이 덜덜 떨렸어…꿈꾸는 것 같다”

뉴스1
입력 2024년 8월 23일 14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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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선발투수 나카자키 류이가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환호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토국제고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교 2-1로 꺾고 우승했다. 2024.8.23/뉴스1

“동해 바다 건너서”로 시작하는 한국어 교가가 일본 전역에 울려 퍼졌다.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으로 불리는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연장 끝에 승리를 따내며 첫 우승의 드라마를 썼다.

극적인 우승을 견인한 고마키 노리쓰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 감동적”이라면서 기쁨을 마음껏 표했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의 한신 고시엔 구장에서 열린 간토다이이치고와의 전국고교야구선수권 결승전에서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했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1로 승리를 거두고 환호하고 있다. 2024.8.23/뉴스1

이로써 1999년 창단한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사상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1915년 창설된 고시엔은 올해 106회째를 맞이한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야구대회다. 봄에 진행되는 선발고등학교야구대회와 여름에 펼쳐지는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등 2차례 고시엔이 열린다.

일본의 수많은 야구 스타가 이 대회를 통해 잠재력을 터뜨리며 조명받는데, 그런 유서 깊은 대회에서 한국계 고등학교가 정상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교토국제고는 해방 이후인 1947년 재일교포들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우리말과 문화 교육을 위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시미즈 우타가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 연장 10회 득점을 올리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토국제고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교 2-1로 꺾고 우승했다. 2024.8.23/뉴스1

일본 정부의 정식 인가는 2003년에 받아 현재의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중·고교생 합해 전교생 160명이며 야구부는 1999년 창단했다.

교토국제고는 작은 인원과 넉넉하지 않은 살림으로 야구부를 운영하면서도 최고 권위 대회 우승이라는 기적을 쓰며 일본 전역에 한국어 교가를 울려 퍼지게 했다.

도쿄 재팬 등 일본 외신에 따르면 고마키 감독은 경기 후 “우리 선수들이 정말 대단하다. 너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연장전에서) 정말 손발이 떨렸지만, 모두가 강한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본 내 한국계 민족학교인 교토국제고교 학생들이 23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교토국제고교와 간토다이이치고교 결승전에서 우승기와 상패를 들고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이날 경기는 교토국제고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간토다이이치고교 2-1로 꺾고 우승했다. 2024.8.23/뉴스1

주장인 후지모토 히로키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머리가 하얘져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쉽게 승부치기 끝에 패한 간토다이이치고의 요네자와 다카마쓰 감독은 “아쉽다”고 반복한 뒤 “마지막 한 걸음이 부족했다”고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