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후보 수락 연설을 한 22일(현지 시간)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 민주당 전당대회의 마지막날을 맞아 약 2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 곳이 흰색 옷을 입은 여성들로 가득찼다. AP통신 등은 민주당은 이날 참석자들에게 이메일,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흰색 옷의 ‘복장 규정(dress code)’를 지키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흰색 옷은 20세기 초 영국에서 여성 참정권(서프러제트·Suffragette) 운동이 발발했을 때 이를 주도했던 당시 여성들이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골랐다. 이후 영미권을 중심으로 많은 여성 정치인이 중요한 자리에서 흰 옷을 입고 나타나는 전통이 생겼다.
해리스 후보는 2020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해 미 최초의 여성 부통령이 됐을 때 당시 흰색 바지 정장을 입고 승리 연설을 했다. 미국의 첫 여성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첫 여성 부통령 후보인 제럴딘 페라로 전 하원의원 등도 각각 2016년과 1984년 후보 수락 연설을 할 때 역시 흰색 정장을 입었다.
다만 해리스 후보는 이날 감색 옷을 입었다. 4년 전과 마찬가지로 그가 이번 대선에서 승리하면 다시 흰색 옷을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헐리우드에서 시작된 성폭력 고발운동 ‘미투(#MeToo·나도 고발한다)’에 동참했던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로 유명한 멕시코계 배우 에바 롱고리아도 연사로 나섰다. 워런 의원은 2020년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서 해리스 후보, 조 바이든 대통령 등과 경쟁했다. 부유세 등을 주장해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 인기가 높다. 2017년 자신이 과거 성폭력 위험에 처했던 상황을 공개했다. 성폭력 피해자 단체 등을 지원해 온 롱고리아 역시 “미국인으로서 우리는 모두 하나의 큰 가족이며 서로의 꿈을 지지해야 한다. 카멀라의 성공이 곧 우리의 성공”라고 했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했던 여성 3인조 컨트리 밴드 ‘더 칙스’, 이민자와 동성 커플 등을 지지하는 노래를 부른 여성 가수 ‘핑크’등도 이날 무대에서 공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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