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이 약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지지율, 선거자금 모금 등에서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앞섰다는 결과가 나왔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로 갑작스레 후보직을 물려받았다. 그를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한 19~22일 민주당 전당대회의 ‘컨벤션 효과’ 등에 힘입어 빠른 지지율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자 트럼프 후보는 선거 유세 일정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자신에 비판적인 여성, 젊은 층 유권자에 대한 구애에 나섰다. 또한 그는 다음 달 10일 ABC방송의 주관으로 실시되는 해리스 후보와의 첫 TV토론에 불참할 가능성을 거론하는 등 주류 언론에 시종일관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앞섰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도 주장했다. ● 해리스 지지율 7%포인트 앞서…지난달 모금액 3배
해리스 후보는 최근 주요 여론조사에서 모두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23일 페어리디킨슨대가 공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그는 미 전역에서 50%의 지지를 얻어 트럼프 후보(43%)를 7%포인트 앞섰다.
특히 해리스 후보는 이번 조사에서 무당층 유권자로부터 38%의 지지를 얻었다. 역시 트럼프 후보(33%)보다 높다.
해리스 후보는 25일 뉴욕타임스(NYT)가 자체 여론조사, 여론조사회사 ‘파이브서티에이트’ 의 조사 등 최근 주요 여론조사를 평균해 공개한 조사에서도 49%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6%)를 눌렀다. 다만 22일 또 다른 여론조사회사 라스무센이 공개한 조사에서는 트럼프 후보의 지지율이 49%로 해리스 후보(46%)를 앞섰다.
해리스 후보는 최근 선거자금 모금액에서도 트럼프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직 사퇴 후 현재까지 5억4000만 달러(약 7160억 원)를 모았다고 밝혔다. 캠프 측은 약 한 달간 역대 어떤 대선 캠프보다 많은 돈을 모았다고 밝혔다. 여성 기부자, 신규 기부자가 많아 ‘풀뿌리 지지’가 강력하다는 평도 얻고 있다.
또한 해리스 후보는 7월 한 달 동안에는 3억 달러를 모았다. 같은 기간 트럼프 후보 측의 모금액은 약 3분의 1인 1억3900만 달러에 불과했다. ● 트럼프, 유세 강화…‘낙태권’ 입장 변화
트럼프 후보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젊은 층 유권자를 공략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이들이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폐기 판결에 강하게 반발한다는 점을 들어 폐기를 찬성했던 기존 입장을 바꿀 뜻을 보이고 있다.
이는 낙태권 폐기 다섯 달 후 치러진 같은 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당시 민주당은 당초 여론조사 열세를 딛고 상원 다수당이 됐다. 이번 대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날까 우려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후보는 23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의 행정부는 여성과 생식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썼다. J 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 또한 25일 “트럼프 후보가 낙태권의 전국적 금지를 추구하지 않을 것을 약속할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또 2016년 대선 때는 자신이 승리했지만 2020년 대선에서는 패한 3개 경합주 즉 미시간, 위스콘신, 펜실베이니아주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젊은 층이 즐겨 쓰는 소셜미디어 ‘X’ 활동도 최근 재개했다. CNN은 트럼프 후보의 대선 경쟁자가 ‘인기 없는 현직 남성 대통령(바이든)’이었을 때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자신보다 젊고 여성인 해리스 후보가 지지율과 모금액에서 앞서면서 트럼프 측의 전략 변화가 필요해졌다고 진단했다.
한편 트럼프 후보는 25일 트루스소셜에 “가짜 뉴스를 만드는 ABC 같은 곳에서 왜 해리스와 토론해야 하느냐”며 다음 달 TV토론 불참 가능성을 거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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