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서 전격 체포된 ‘텔레그램’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파벨 두로프(40·사진) 사태가 러시아와 프랑스의 외교 갈등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에서 태어난 두로프는 2014년 독일로 이주했고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국적을 취득했다. 러시아 국적을 포기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25일(현지 시간) 하루 전 프랑스 당국이 체포한 두로프를 두고 “러시아 영사의 접견을 요구하는 서한을 프랑스 측에 보냈지만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프랑스 측은 거절 이유로 “두로프가 프랑스 국적이 우선이라고 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즉, 두로프 본인이 스스로를 프랑스인으로 여기는 만큼 굳이 러시아에 협조할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러시아 측이 이 거절에 격앙된 반응을 내놓고 있다고 전했다. 두로프 구금을 러시아에 대한 프랑스의 적대 행위로 간주해 양국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로프는 그간 러시아 정부에 상당한 반감을 보였다. 그의 조부모는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의 통치 시절 강제 수용소 생활을 했다. 그의 어머니 또한 우크라이나계다. 그는 지난해 미국 보수 논객 터커 칼슨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떠난 것은 누군가에게 명령을 받기보다는 자유롭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텔레그램 측은 25일 두로프의 구금에 반발하는 성명을 냈다. 텔레그램은 플랫폼 소유자가 해당 플랫폼에서 벌어진 모든 문제에 책임져야 한다는 프랑스 당국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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