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들에 대한 기부금이 늘고 있는 가운데, 정치자금을 가장 많이 낸 인물은 억만장자 사업가 티머시 멜런(82)으로 나타났다.
특히 개인 상위 기부자 10명 중 6명은 공화당을 4명은 민주당을 지원했는데, 모금 액수로 따지면 공화당이 민주당에 3.7배가량 더 많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현지시각)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를 분석해 이번 11월 대선 기간 중 가장 많은 정치 기부금을 낸 상위 50명(단체 포함)을 추려냈다.
WP에 따르면 이들 50명은 총 15억 달러(1조9948억원)를 정치자금으로 기부했으며, 기부금의 대부분은 정치후원 단체인 ‘슈퍼팩’(Super PAC)으로 흘러들어갔다.
슈퍼팩은 선거 캠프와 달리 기부자들로부터 받을 수 있는 후원금 액수에 상한선이 없다. 선거 관련 정치자금을 자유롭게 모을 수 있다. 선거법은 슈퍼팩이 캠프에 직접 자금을 제공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개인 기부자 상위 10명 중 6명 ‘공화당’…모금액도 민주당에 3.7배 앞서 WP는 거대 기부자들은 민주당보다 공화당에 더 많은 기부금을 낸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개인 최고액 기부자는 철도 재벌로 유명한 멜런이다. 그는 공화당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 1억2500만 달러를 기부하는 등 공화당 측에 총 1억6500만 달러(약 2193억원)을 냈다.
멜런은 1920~30년대 재무장관이었던 앤드루 멜런의 아들로, 록펠러 집안에 필적하는 초거대 부호 집안 출신이다.
2위는 다국적 헤지펀드 시타델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케네스 그리핀(56)으로, 공화당 쪽에 7570만 달러(약 1006억원)를 기부했다.
3~4위는 투자자 제프 야스 부부, 해운 재벌 리차드 율라인 부부다. 이들은 각각 7390만 달러(약 983억원)와 7070만 달러(약 940억원)를 공화당에 지원했다.
전체 5위이자 민주당 내 최고 기부액자로 이름을 올린 이는 금융정보·미디어 기업 블룸버그 창립자인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대선 캠프 후원 팩 등 민주당 측에 총 4100만 달러(약 545억원)를 후원했다.
6~7위엔 헤지펀드 매니저 폴 싱어와 호텔 재벌 로버트 비글로가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공화당에 각각 4090만 달러(약 544억원), 3500만 달러(약 465억원)를 기부했다.
8~10위는 링크드인 설립자인 리드 호프먼 부부, 뉴스웹 설립자 프레드 아이커너, 헤지펀드 매니저인 고(故) 제임스 사이먼스였다. 이들은 모두 민주당에 기부했는데 각각 3160만 달러(약 420억원), 2604만 달러(약 346억원), 2404만 달러(약 320억원)를 냈다.
상위 10명 중 6명은 공화당을 지원했으며, 4명은 민주당에 기부했다. 다만 기부금에선 공화당이 4억6120만 달러(약 6137억원)을, 민주당이 1억2340만 달러(1642억원)을 모금해 약 3.7배 차이가 났다.
◆단체 기부 상위에선 민주당 지원多…초당파적 기부도 눈에 띄어 WP는 “상위 50대 기부자의 대부분이 개인이지만, 이 목록에는 공화당과 민주당 단체를 지원하기 위해 수억 달러를 기부한 12개 이상의 단체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단체로는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업은 초당파적으로 친(親)가상화폐 성향의 슈퍼팩에 총 9110만 달러(약 1211억원)를 기부했다.
2위는 공화당 측에 8250만 달러를 기부한 ‘부모들에게 힘을’(Empower Parents)이다.
플로리다주를 기반으로 정치 행동을 하는 이 단체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선 경쟁을 하다 사퇴한 론 데산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지원했다.
3위엔 ‘헤지펀드의 전설’ 조지 소로스의 자금 지원을 받아 민주당 측에 6000만 달러를 기부한 정책 개혁 기금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단체를 포함해 상위 10개 단체 중 5개는 민주당을, 2개는 공화당을 지원했다. 나머지 3개는 암호화폐와 벤처캐피털(VC) 등 자신들의 산업 의제에 맞게 초당파적인 지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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