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부호인 글로벌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모기업 패스트리테일링의 야나이 타다시 회장이 26일 “이대로면 일본은 망한다”며 노동력 부족으로 인한 향후 일본의 경제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야나이 회장은 이날 일본 닛테레 뉴스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패스트리테일링이 지원하고 있는 방글라데시의 아시아 여성 대학을 언급하며 “졸업생 중 다수가 옥스퍼드 대학, 컬럼비아 대학, 파리 정치 대학 등으로 진학하거나, 정부 기관, 세계은행, WHO, 글로벌 기업 등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현재 일본에서 일하고 있는 졸업생은 한 명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은 불행하게도 지난 30년 동안 성장하지 못했고 ‘일본만으로 충분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일본은 앞으로 일본인만으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며 일본은 세계 속의 일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나이 회장은 일본 경제를 위해 이민 정책, 실질임금 하락, 낮은 노동생산성 등에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한때 1달러당 80엔이었던 시대와 비교하면 현재 엔화의 가치는 절반으로 떨어졌다”며 “그에 반해 일본인의 임금 수준은 지난 30년간 거의 오르지 않았고 사실상 200만 엔에서 250만 엔 정도로 반감된 것과 같다. 세계 기준으로 보면 일본은 연간 소득 200만 엔(약 1836만 원)대의 국가”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일본이 “중산층 국가에서 더 이상 그렇지 않은 나라로 전락했다”며 그 사실을 더 자각하고 대응해야 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일본인의 평균 연봉은 약 458만 엔(약 4206만원)이었다.
야나이 회장은 현재 단순 노동자 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이민 정책에 대해서도 변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문화를 좋아하거나 일본인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사람들을 더 많이 유치해야 한다”며 “외국인이 일본에 왔을 때 ‘여기 좋다’, ‘이곳에서 살고 싶다’고 느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체류에서 일을 시작하기까지 좀 더 쉽게 전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여행보다는 일로 와 달라’라든지 깨끗하고 안전하며 사람들은 친절하고 가족과 함께 이주하면 (사회) 구성원으로 받아들여 준다는 점을 알려야 한다. 개인이나 기업이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본은 단순 노동자만을 (이민자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본은) 노동력뿐만 아니라 지적 능력도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적 노동자의 수를 늘리고, 지적 노동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을 일본에서도, 해외에서도 함께 해야 한다”며 “중간 관리직부터 상급 관리직에 이르기까지 이민자나 연구개발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야나이 회장은 ‘소수 정예’를 통해 노동 생산성 향상을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인구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현재의 노동 생산성이 낮은 것도 문제”라며 “모두 열심히 일하고 있지만, 노동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앞으로 일본은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인구가 계속 감소하면 공공 서비스나 민간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며 “저임금으로 많은 인력을 동원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임금으로 적은 인원이 그에 맞는 일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생산성본부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일본의 1인당 노동 생산성은 8만 5329달러로 OECD 38개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이는 포르투갈과 헝가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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