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헤즈볼라’ 일단 소강상태…이란과 ‘확전 우려’는 여전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27일 16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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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헤즈볼라, 승리 자축하며 공격 일단락
이란 반응은 모호…"전쟁에 총만 있는 건 아냐"
'저항의 축'과 별도 행동…고위 관료 암살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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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전투기 폭격과 로켓 공격을 주고받은 뒤 공격을 일단락하면서 양측 간 긴장이 소강상태가 됐다.

이스마일 하니야 하마스 지도자 사망 이후 “고통스러운 대응”을 예고했던 이란이 약 한 달이 다 되도록 별다른 행동에 나서지 않는 가운데, 이란의 다음 단계에 대한 추측이 제기되면서 확전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25일(현지시각) 공격을 주고받은 뒤 각자 승리를 주장하며 별다른 피해를 보고하지 않았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헤즈볼라가 로켓 수백 발을 발사할 계획이었지만, 우리의 선제 조치 덕분에 50% 이상 발사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하산 나스랄라 헤즈볼라 수장도 같은 날 TV 연설에서 “이스라엘 중부 11개 군사 기지에 로켓 230발 이상, 드론 수십대를 발사했다”며 “우리 정보에 따르면 드론은 목표에 도달했고, 이스라엘은 인정 못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저항의 축’인 중동 내 이란 대리 세력들도 헤즈볼라의 공격이 성공했다고 축하했다. 이란 지원을 받는 이라크 무장 세력은 축하 성명을 발표했고, 예멘 후티 반군은 추가 공격을 촉구했다.

이란은 모호한 반응을 내놨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지난 25일 “전쟁엔 다양한 형태가 있다. 총을 들고 있는 것만 의미하진 않는다”면서 “올바르게 생각하고 말하며, 정확하게 식별 및 조준하는 걸 의미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 공격 관련 직전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도 다음날 “이스라엘의 테러 공격에 대한 이란의 반응은 결정적일 것이며 잘 계산될 것”이라면서도 “우린 확전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이를 추구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중동에서 군사 행동이 악순환되고 있다며, 공격을 자제하고 건설적인 접근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이스라엘과 무력 충돌을 원치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이번 공격을 추가 확전을 피하기 위한 위장막으로 사용할지 여부는 의문”이라며, 이란이 스스로를 이번 작전의 일부로 보는 정도에 따라 자체 계획에 대한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중동 전문가 사남 바킬은 WSJ에 “이란의 계산이 나머지 ‘저항의 축’과 반드시 시너지를 내는 건 아니다”라며 “이란이 꼭 참전하거나 다음 사태에 개입할 것이라고 가정해선 안 된다”고 분석했다.

모하마드 호세인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이 26일 연설에서 하니야 사망에 대한 복수는 확실히 하겠다면서도 ‘저항의 축’관 별도로 움직이겠다고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란의 대응이 지난 4월 이스라엘 영토로 미사일과 드론 300여 발을 보냈던 것과는 다른 방식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아모스 야들린 전 이스라엘 군사정보책임자는 서방과 관계 개선을 희망하는 개혁 성향의 마수드 페제시키안 신임 대통령의 내부 반대 등을 고려할 때 이란이 직접 공격이 아닌 고위 관료 표적 암살 등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헤즈볼라는 최고 군사령관인 푸아드 슈크르 사살에 분노하며 무력 대응에 나섰지만, 이란의 경우 하니야는 자국민이 아니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은 당장 공격이 임박한 것 같진 않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이란의 위협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보고 있다.

팻 라이더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26일 “우린 공격 위협이 있다고 계속 평가하고 있으며, 이스라엘이 공격받을 경우 방어를 지원하고 우리 군을 보호할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우린 이란이 그런 결정을 내릴 경우에 대비한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며 “역내에서 매우 강력한 군사 태세를 계속 유지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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