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를 ‘밈통령(밈+부통령)’으로 만든 주역이 선거 캠프 내 ‘Z세대 동원팀’(Mobilization team)이라고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가 27일(현지 시간) 전했다.
최근 틱톡 등 미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해리스 후보를 상징하는 ‘코코넛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사진)이나 ‘브랫(brat·악동) 밈’, 그리고 해리스 후보가 호탕하게 웃는 장면을 코믹하게 편집한 쇼츠(짧은 영상) 등이 MZ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코코넛 밈은 지난해 해리스 후보가 교육 지원책을 발표하며 과거 자신의 어머니가 자신에게 해줬던 “누구도 야자수에서 코코넛처럼 뚝 떨어진 사람은 없다”는 말을 소개한 데서 유래했다. 이 영상이 확산되면서 젊은 세대 사이에서 “이상한데 재미있다”는 반응을 불러일으키며 밈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브랫 밈의 경우 최근 미국 등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국 싱어송라이터 찰리 XCX가 자신의 X에 “해리스야 말로 (자신의 노래 속) 브랫”이라고 적으며 열광적인 반응을 자아냈다. 찰리의 노랫말 속에서 브랫은 가끔 실수나 반항도 하는 불안한 청년의 자화상을 가리킨다. 이러한 밈들을 통해 엄숙하고 거리감 있는 이미지 대신, 완벽하지 않아도 어딘가 모르게 친숙한 해리스의 인간미가 도드라지고 있는데, 선거캠프 내에 있는 12~27세 사이의 Z세대 팀원들이 이 밈들을 전략적으로 유행시켰다는 것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디지털팀에 속해 있는 이들 Z세대 약 175명은 선거 운동 기간 중 화제가 된 순간들을 편집해 틱톡에서 바이럴을 탈 수 있도록 작업하고 있다. 해리스 캠프 측은 이들에게 종종 윗선의 승인 없이 실시간으로 트렌드에 반응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이달 초 틱톡에서 처음 공개된 6개 영상은 무려 1억13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또한 CNN은 이들은 X 계정에서는 ‘정치 매니아’를, 인스타그램은 ‘밀레니얼 세대’, 페이스북은 ‘노년층’, 틱톡은 ‘Z세대’와 같이 SNS별 이용자 특성에 따라 각 계정에서 다른 접근방식을 취하는 등 섬세한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기존에 엄격하고 예의바르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미지 대신, 트럼프에 응수하기 위해 더욱 과감하고 거침 없는 해리스 후보의 이미지를 강조하기로 한 것도 이들의 전략이었다. Z세대의 전략적이면서도 자극적인 방식이 같은 청년세대에 먹혀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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