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제 온라인 단체 채팅방서 유통
AI이용 ‘옷 벗기기’ 방법도 알려줘
한국에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기술을 악용한 범죄가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에서도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옷 벗기기(脱衣)’ 등 음란물 제작 및 유통이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온라인에서 5위안(약 900원)이면 원하는 여성의 얼굴을 합성한 나체 사진을 구할 수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일간 신징(新京)보에 따르면 중국에선 AI 기술을 이용해 여성 연예인이나 유명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나체와 합성해주는 온라인 단체 채팅방이 대거 운영되고 있다. 주로 회원제이며, 한 채팅방은 회원 수가 1만5000명에 달했다. 여기서는 5위안을 내면 합성 사진, 20위안(약 3700원)이면 얼굴을 바꾼 동영상까지 제작해 준다.
한 판매자는 “최근 주문이 너무 많아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영상물은 주문을 받을 엄두가 안 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불법 합성물을 만들고 판매하는 행위 외에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AI 기술로 사진이나 동영상에 나오는 여성의 옷을 벗기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교육 과정까지 등장했다. AI를 이용한 불법 음란물 제작이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다고 신징보는 전했다.
실제로 6월 베이징시 경찰은 AI 기술을 이용한 합성 사진을 만들어 판매한 혐의로 20대 남성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 남성은 온라인을 통해 “사진 1장당 1.5위안(약 300원)을 내면 ‘AI를 이용한 옷 벗기기’를 만들어 주겠다”고 홍보했고, 많은 사람들이 직장 동료, 친구, 유명인 등의 사진을 그에게 보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남성은 약 7000장의 사진을 351명에게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현행법상 ‘AI를 이용한 옷 벗기기’ 자체는 치안관리처벌법 위반이다. 또 돈을 받고 판매할 경우 음란물 제작·판매죄에도 해당된다. 합성 기술을 가르치는 행위 역시 방조나 교사죄에 해당될 수 있다. 중국에서는 당국이 향후 AI를 활용한 음란물 제작과 유통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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