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공개된 CNN 녹화 인터뷰에서 11월 5일 대선에서 승리하면 공화당 출신을 포함한 통합 내각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대사 등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 인사와 중도층 유권자를 결집하는 데 아직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중도 보수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통합 내각 구상을 밝혔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인터뷰를 두고 “새로운 유권자를 끌어들이지는 못했더라도 피해를 입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 해리스 “다른 견해 중시”…중도층 공략
해리스 후보는 경합주인 조지아주 서배너에서 데이나 배시 CNN앵커와 가진 인터뷰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다른 견해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을 논의 장소에 앉히는 게 중요하다”며 통합 내각 구상을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지난달 2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로 후보직을 이어받은 그가 사전 원고 없이 진행한 첫 언론 인터뷰다.
그는 입각 가능성이 있는 공화당 인사의 이름은 거명하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해리스 후보를 지지한 애덤 킨징어 전 공화당 하원의원, 제프 던컨 전 조지아주 부지사, 스테파니 그리샴 전 백악관 대변인 등을 거론한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척 헤이글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국방장관으로 기용했다.
해리스 후보는 또다른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현안인 셰일가스 추출을 위한 ‘수압 파쇄법(fracking·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2020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했을 때는 환경오염이 우려된다며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지만 입장을 바꾼 것. “왜 입장을 바꿨냐”는 질문에 “프래킹을 금지하지 않고도 청정에너지를 확대할 수 있다. (환경을 중시하는) 내 가치관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또 취임 첫날 중산층을 강화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하겠다며 자녀 세액공제 확대, 저가주택 공급 등을 거론했다. “이런 정책을 부통령으로 재임한 지난 3년 반 동안 왜 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트럼프 후보가 코로나19 위기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나빠진 경제를 먼저 회복해야 했다”는 취지로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 당시 일화도 소개했다. 그는 “어린 조카와 팬케이크 및 베이컨을 굽던 중 사퇴 전화를 받았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부통령직은 ‘명예’였다고 밝혔다.
● 트럼프 “지도자 같지 않아” 비판
트럼프 후보는 CNN의 해리스 후보 인터뷰가 편향적이었으며, 자신은 생방송 인터뷰를 하는데 해리스 후보 측은 녹화였다는 점을 비판했다. 해리스 후보가 지도자의 면모를 보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해리스 동지(Comrade)는 일관성 없는 답변으로 횡설수설했다. 미국은 마르크스주의자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스 후보가 혼자 인터뷰를 하지 않고 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부통령 후보를 대동한 점도 문제 삼았다. 트럼프 후보는 “미국의 가장 큰 문제는 핵무기”라며 똑똑한 대통령이 없으면 핵무기를 가진 중국, 러시아 등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조차 혼자 하지 않는 해리스 후보가 핵무기 보유국 지도자를 상대하기 버겁다는 주장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선 해리스 후보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45%의 지지율로 트럼프 후보(41%)를 앞섰다. 그는 같은 날 USA투데이,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공개한 조사에서도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에 각각 5%포인트, 1%포인트씩 앞섰다.
경합주에서도 우위다. 이날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는 7개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위스콘신, 네바다주 등 6개주에서 트럼프 후보를 눌렀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두 후보가 동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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