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가자 지구에서 시신으로 수습된 인질 6명 중 미국인이 포함돼 미국 사회에 공분이 일고 있다. 그의 부모는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도 나섰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각) 미국·이스라엘 이중국적 인질 허시 골드버그-폴린의 사망이 확인된 이후 미국 전역에서 비탄이 흐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드버그-폴린은 지난달 31일 다른 인질 5명과 함께 가자 지구에서 시신으로 수습됐다.
생전 축구와 음악을 사랑하든 골드버그-폴린은 유쾌하고 사근사근한 성격이었다고 한다. 지리학과 여행에 관심이 많고 호기심이 왕성했다고 한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8세에 이스라엘로 이주한 그는 지난해 10월7일 하마스의 기습 당시 납치됐다.
하마스에 끌려간 후 그의 모습은 지난 4월 영상을 통해 세계에 공개됐다. 왼쪽 팔꿈치 아랫부분이 절단된 상태로 하마스 영상에 등장한 것이다. 당시 200일 가까이 억류돼 있던 그는 영상에서 네타냐후 정권을 비판하고 가족에게 힘을 내라고 독려했다.
그간의 보도를 종합하면 그는 10월7일 ‘알아크사 홍수’ 기습 당시 인근의 음악 축제에 참여 중이었다. 하마스의 공격이 시작되자 그는 주변 사람들과 가까운 대피소로 숨어들었고, 날아드는 수류탄을 도로 쳐내던 도중 폭발로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함께 있던 골드버그-폴린의 친구 역시 그와 함께 수류탄을 쳐냈으나 여덟 번째 수류탄을 주워 던지려다 목숨을 잃었다고 한다. 골드버그-폴린은 결국 하마스에 끌려가며 가족들에게 ‘사랑한다’, ‘미안하다’ 등 내용이 담긴 문자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부모는 지난달 민주당 전당대회 3일 차 행사에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아들이 억류된 기간을 뜻하는 숫자 ‘320’을 가슴에 써 붙이고 나온 이들은 “허시, 만약 듣고 있다면 우리는 너를 사랑한단다”, “강하게 버텨라. 살아남아라”라고 호소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러나 결국 골드버그-폴린은 주검으로 돌아왔다. 역시 지난해 하마스 기습으로 처남을 잃은 버클리대 소속 야엘 니담 커르싯은 이 소식이 전해지자 “우리에게 일어난 일이 그에게는 일어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랐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와 동향인 시카고 출신 수전 골든 뉴먼은 NYT에 “약 1년 동안 많은 희망을 품었지만 지금은 희망이 없다”라고 했다. 역시 시카고 출신인 크리스틴 블레빈스는 “모든 일이 끔찍하고 너무 오랫동안 이어졌다”라며 전쟁 장기화를 개탄했다.
현재 하마스가 억류 중인 미국인 잔여 인질은 7명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이스라엘 당국은 60명 이상의 생존 인질과 35구 정도의 시신이 가자 지구에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스라엘군(IDF)은 이번 주말 발견된 6명의 시신이 근거리에서 총을 맞은 것으로 보고 분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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