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가자 전쟁-인질’ 11월 대선 변수로… 협상 해결 못한 여권에 악재 가능성
해리스 “남은 인질 석방에 헌신할 것”… 트럼프 “리더십 부재가 美시민 죽여”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억류돼 있다 가자지구에서 최근 살해당한 인질 6명 중 미국인 허시 골드버그폴린(이스라엘 국적도 보유)이 포함돼 있다는 게 지난달 31일 확인되면서 ‘가자 전쟁’과 ‘인질 석방’이 11월 미 대선의 주요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입장도 달라 양측의 대립은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특히 가자 전쟁과 인질 석방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안보 정책에 대한 평가와 미국 내 유대인 표심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인 만큼 향후 미 대선을 출렁이게 할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우위를 점해 온 해리스 후보에게 미국인 인질 사망이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가 인질 석방을 위한 협상 실타래를 풀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현직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에게 큰 부담이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부통령 명의의 백악관 성명을 통해 하마스를 규탄하고 골드버그폴린의 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그는 “1200명을 학살한 것부터 성폭력, 인질, 살인에 이르기까지 하마스의 타락은 명백하고 끔찍하다”며 “부통령으로서 미국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인질로 잡힌 모든 이를 해방시키려 헌신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해리스 후보는 1일 X를 통해 골드버그폴린의 부모와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골드버그폴린의 부모는 하마스가 억류한 미국인 인질 가족 중 가장 적극적으로 석방 운동을 펼쳐 왔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질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고, 지난달 19∼22일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무대에 올라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연설을 했다.
트럼프 후보 측은 현직 부통령인 해리스 후보에게 “죽음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며 비판에 나섰다. 트럼프 후보는 X에 “훌륭한 미국 시민이 무의미하게 죽은 것은 미국의 힘과 리더십이 완전히 부재하기 때문”이라며 “미국인들이 해외에서 학살당하는 동안 해리스는 거짓말을 지어내고 있고, 바이든은 16일 연속 휴가를 받아 해변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힐난했다.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현재 하마스에 억류돼 있는 인질은 총 97명(생존자 64명, 사망자 33명)이다. 또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아직 살아있는 인질은 60명 이상이고 이 중 7명이 미국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은 앞으로도 휴전 및 인질 협상에 적극 임한다는 방침이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이 2일 백악관 상황실에서 인질협상팀을 만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와의 인질 석방을 위한 휴전 협상은 (타결에) 매우 근접했다”면서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을 타결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발표된 ABC뉴스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후보(50%)는 트럼프 후보(46%)를 4%포인트 앞섰다. 하지만 경합주를 중심으로 한 여러 지지율 조사에서는 여전히 초박빙 상황이다. 두 후보는 미국 노동절 휴일인 2일 경합주 유세를 통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 조성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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