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리셀 플랫폼 인기에 명품 업체들 고전…“최대 66% 저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4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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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국에서 명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재판매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명품 업체의 정식 유통 채널이 고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가 얇아진 중국 소비자들의 가성비를 따지는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 탓이다.

데이터 컨설팅 업체 리허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쇼핑 성수기(지난해 10월~올해 3월) 동안 재판매 플랫폼 더우(得物)의 고급 의류 브래드 몽클레르와 캐나다구스의 판매량이 공식 온라인 스토어보다 2.5∼15배 많았다. 명품 액세서리 브랜드인 까르띠에와 반클리프 앤 아펠 역시 올해 더우에서 6.8배 더 많이 팔렸다.

더우는 중국 최대의 명품 재판매 플랫폼이다. 병행 수입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특정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한정판 제품을 취급하면서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내 공식 가격이 1만8200위안(약 343만 원)인 까르띠에 반지가 더우에서는 약 66%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루이비통과 디올, 구찌, 프라다의 인기 품목 역시 정식 유통 채널보다 20∼40%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더우 등 재판매 플랫폼이 인기를 끌면서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 등 글로벌 명품 대기업들이 수익률과 주가에 압박을 받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실제 올해 2분기 LVMH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하는데 그쳤고,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의 매출이 전년 대비 21% 하락했다. 이들 업체들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중국 시장의 매출 하락을 꼽았다.

중국 중산층들은 한 때 높은 소비력을 바탕으로 명품 시장에서 ‘큰 손’ 역할을 해왔지만, 수년 간 이어진 경기 불황으로 주머니를 닫고 있다. 또 가격에 민감해진 중국 소비자들이 더우와 같은 재판매 플랫폼으로 몰리는 것도 중국 매출 부진에 한 영향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루이비통 등 일부 브랜드는 재판매 플랫폼에 올릴 목적으로 전문적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고객을 식별하기 위한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있다. 또 도매 채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중국으로 들어가는 제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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